
그야말로 바닥 밑 지하가 무엇인지 보여주던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를 살린 것은 바로 KBO MVP 출신 외국인 타자였다.
한신은 15일 일본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2022 NPB 홈경기에서 2점 홈런 2방을 앞세워 4-1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한신은 시즌 17경기에서 단 1승(15패 1무)을 거두는 데 그쳤다. 승률은 채 1할이 되지 않는 0.067이었다. 시즌을 9연패로 시작한 한신은 1승을 거둔 후 다시 6연패 수렁에 빠진 상태였다.
지난 6일 요코하마전에서는 연장 12회 초 5실점하며 1-6으로 패배하자 분노한 관중들이 휴대전화 불빛을 이용해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그야말로 풀리지 않는 시즌 시작이었다.
15일 경기에서도 한신은 1회 초부터 사카모토 하야토(34)에게 선제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리드를 허용했다. 이대로라면 또다시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켜야 하는 상황, 그러나 한신 선수들은 힘을 냈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5회였다. 첫 두 타자가 모두 범타로 물러났지만 1번 나카노 타쿠무(26)가 우전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다음 타자 사토 테루야키(23)가 요미우리 선발 스가노 도모유키(33)에게 우월 역전 투런 홈런을 폭발시켰다. 한신은 순식간에 2-1 역전을 이뤄냈다.
이어 8회에는 멜 로하스 주니어(32)가 주인공이 됐다. 무사 1루 기회를 만난 그는 몸쪽 패스트볼을 공략, 그대로 우중간을 완전히 넘기는 쐐기 2점 홈런을 터트렸다. 요미우리의 추격 의지를 꺾는 귀중한 대포였다.
지난해 센트럴리그 다승왕인 선발 아오야기 코요(29)가 8이닝 6탈삼진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잘 막은 한신은 9회 이와자키 스구루(31)도 남은 1이닝을 잘 던지며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이날 한신 타선의 수훈갑은 단연 로하스였다. 2020년 KT 위즈에서 47홈런을 터트리며 KBO MVP를 차지한 그는 일본 진출 첫 시즌인 지난해 60경기에서 타율 0.217로 부진했다. 이어 올 시즌에도 14일까지 타율 0.222 1홈런 8타점에 그치고 있었다. 그나마 출루율이 0.391이나 되는 점이 위안이었다.
그러나 로하스는 이날 팀을 살려내는 쐐기 홈런을 쏘아올리며 팀을 6연패에서 탈출시켰다. 이날 고시엔 구장을 찾은 34000여 관중은 로하스의 홈런이 나오자 뜨거운 환호성을 지르며 영웅의 탄생을 환영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