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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7.71' 9억팔 믿고 기다린다, 6억팔 파이어볼러도 4년 걸렸다

'ERA 7.71' 9억팔 믿고 기다린다, 6억팔 파이어볼러도 4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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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김동윤 기자
키움 장재영(오른쪽)이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 9회초 무사 1,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OSEN
키움 장재영(오른쪽)이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 9회초 무사 1,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OSEN

순조롭게 나아가던 장재영(20·키움)이 또 한 번 흔들렸다.


장재영은 8일 고척 KT전에서 키움이 5-1로 앞선 9회초 등판해 0이닝 1피안타 1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무사 1, 2루 상황에서 강판당했고 뒤이어 등판한 마무리 이승호가 강백호에게 볼넷, 대타 오윤석에게 만루홈런을 내줬다. 그러면서 장재영의 실점은 2가 됐고 이후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키움은 5-5 무승부로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


최근 분위기나 등판 상황은 나쁘지 않았다. 최근 4경기에서 1이닝씩 던지며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고 있었고, 이날도 4점 차로 충분히 올릴 만했다. 구속은 여전히 빨랐다. 첫 타자 박병호에게 던진 초구 슬라이더(시속 139㎞)를 제외하면 이날 던진 직구 6개는 평균 시속 151km(스탯티즈 기준) 이상이 나왔다. 제구, 더 정확히는 타자들의 방망이를 쉽게 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김준태와 승부에서 3구째 하이 패스트볼만이 헛스윙을 유도했을 뿐 비슷한 탄착군을 형성한 다른 4개의 공은 타자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갈산초-서울 신월중-덕수고를 졸업한 장재영은 2021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계약금 9억원을 받고 키움에 입단했다. 직구 최고 시속 156㎞에 낙차 큰 커브와 슬라이더까지, 가진 스터프는 충분하다는 평가였다. 현장에서도 "연습 투구만 보면 말이 안 나온다"고 말할 정도로 재능 자체는 확실히 인정받았다.


그러나 그러한 모습이 실전에서 도통 나오지 않는다. 장재영은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19경기 평균자책점 9.17을 기록했다. '9억팔'이라는 명성, 이의리(20·KIA) 등 잘 나가는 드래프트 동기 등을 떠올리면 아쉽지만, 포기하기는 이르다. 커리어 초반 커맨드 문제로 고생하는 파이어볼러는 한둘이 아니다. 끝내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한 번 터지면 리그 대표 에이스가 된다. 같은 팀의 안우진(23)이 대표적인 예시다.


안우진은 서울 강남초-이수중-휘문고를 졸업하고 2018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했다. 신인으로서 높은 6억 원의 계약금을 받아 한동안 6억팔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최고 시속 159㎞의 빠른 공에 커브, 슬라이더 조합까지 장재영과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다.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한 것도 비슷했다. 2018년 평균자책점 7.19, WHIP(이닝당 안타+볼넷 허용률) 1.79의 시즌 성적에서 보이듯 안우진도 데뷔 초 빠른 공을 던짐에도 커맨드와 장타 허용 이슈로 고생했다. 하지만 지난해 21경기 평균자책점 3.26으로 희망을 보였고 5년 차를 맞이한 올해는 드디어 리그 대표 에이스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두 사람의 가장 큰 차이점은 마운드 위에서의 마음가짐이다. 안우진도 그랬지만, 장재영은 한 번 제구가 되지 않으면 좀처럼 잡지 못했다. 키움은 심리적인 부분에서 원인을 찾았고 지난해 마무리캠프 때부터 송신영 투수코치를 1대1 전담 마크시켰다. 홍원기 키움 감독 역시 타이트한 때보다 여유 있는 상황에서 내보내면서 한 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믿고 기다린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효과는 있어서 지난해 17⅔이닝 동안 24개를 내주던 볼넷이 올해 14이닝 동안 7개로 확 줄었다. 4월 29일 KT전처럼 2이닝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막는 일도 생겼다. 올 시즌 성적은 14경기 평균자책점 7.71로 여전히 좋진 않으나, '9억팔' 특급 재능은 '6억팔' 파이어볼러 선배처럼 한 발짝씩 나아가고 있다.


안우진./사진=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사진=키움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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