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겨울 세인트루이스가 김광현(34·SSG) 대신 선택한 스티븐 마츠(31)의 신세가 처량하다. 극적으로 시즌 중 돌아온다 해도 그는 4400만 달러(약 592억 원)짜리 고급 불펜일 뿐이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30일(한국시간) 올해 포스트시즌에 도전할 12개의 컨텐더 팀에 어떤 선수가 X-팩터가 될 수 있는지를 한 명씩 꼽았다. X-팩터란 눈에 보이진 않지만, 성공에 필수적인 기대 요소란 뜻으로 지금 당장은 눈에 띄지 않는 선수들이 언급됐다.
30일 기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 세인트루이스의 X-팩터는 마츠였다. MLB.com은 "계획대로 진행된 시즌은 아니었지만, 마츠가 세인트루이스에 영향을 줄 기회는 여전히 있다. 가장 기대했던 방식(선발 투수)은 아니다. 불펜으로 돌아올 날이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여전히 X-팩터로 여겨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3선발 이상의 활약이 기대됐던 그의 불펜행은 시즌 시작 5개월 만에 기대치가 떨어졌다는 뜻과 같다.
마츠는 지난해 토론토에서 29경기 14승 7패 평균자책점 3.82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고 세인트루이스와 4년 44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하며 3선발로서 당당히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자연스레 밀려난 것이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은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에서 27경기(선발 21회) 7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46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에게 롱릴리프 혹은 대체 선발 이상의 자리를 내줄 생각이 없었다.
아직 계약 첫해일 뿐이지만, 적어도 올해는 세인트루이스의 선택이 오판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마츠는 부상과 부진을 거듭하면서 10경기 4승 3패 평균자책점 5.70으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24일 신시내티 원정에선 1루 파울 타구를 처리하다 넘어져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시즌 아웃까지 예상되던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났지만, 돌아온다 해도 '고급 불펜'으로 전락한 그에게 선발 자리는 없었다. 그의 이탈로 트레이드 마감일에 영입된 조단 몽고메리(30)는 5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76으로 뛰어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트레이드 영입된 호세 퀸타나(33) 역시 5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3.28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마크 중이다. 세인트루이스로서는 굳이 안정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깰 이유가 없는 것이다.
MLB.com은 "잭 플래허티가 곧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하고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 얻은 퀸타나와 몽고메리가 호투하면서 마츠는 세인트루이스를 짧은 기간에 도울 수 있는 이상한 남자가 됐다"면서 "준수한 볼넷, 삼진 비율과 9이닝당 10.8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그는 포스트시즌에 차이를 만들 만한 자질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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