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최근 타격감이 뜨겁다. 메이저리그 전체 '타석당 투구 수 1위'에 걸맞은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으로 9경기 연속 안타에 성공했다. 끈질긴 김하성에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수 샌디 알칸타라(28·마이애미 말린스)도 2볼넷을 내주며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하성은 3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와 2023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서 9번 및 3루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2볼넷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42에서 0.245, 출루율 0.330에서 0.337로 상승했다.
9회 5득점 빅이닝으로 9-4 역전에 성공한 샌디에이고는 2연패를 탈출, 25승 29패를 기록하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 자리를 유지했다.
올 시즌 김하성은 타석당 투구 수 4.62개(전체 1위)로 메이저리그에서 투수들에게 많은 공을 던지게 하고 있다. 뛰어난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이 없다면 어려운 일. 이날 마이애미 선발 투수는 지난해 사이영상 투수인 알칸타라였지만, 어김 없이 그러한 장점이 발휘됐다.
2회 첫 타석에선 땅볼로 물러난 김하성은 샌디에이고가 1-3으로 뒤처진 5회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골라 나갔다. 낮은 쪽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지 않은 행운도 있었으나, 몸쪽 공을 모두 참아내며 1루로 걸어 나갔다. 루상에 나가서도 알칸타라를 괴롭혔다. 후안 소토의 타석에서 2루를 훔쳤고 상대 포수의 송구 실책에 3루까지 도달했다. 시즌 8번째 도루. 뒤이어 소토가 우전 안타를 때려내면 여유 있게 홈을 밟아 1-1 동점을 만들었다.

김하성은 알칸타라와 3번째 만남에서도 끈질겼다. 샌디에이고가 2-4로 뒤처진 7회초 무사 2루에서 김하성은 알칸타라의 2연속 변화구를 지켜보며 2스트라이크 0볼로 몰렸다. 하지만 몸쪽과 바깥쪽으로 오는 유인구를 모두 참아내면서 볼 4개를 연속으로 골라내 또 한 번 출루에 성공했다.
이 출루는 4-4 동점을 만드는 발판이 됐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좌전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알칸타라가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어 소토가 중전 1타점 적시타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알칸타라의 최종 기록은 6⅓이닝 5피안타 5볼넷 3탈삼진 4실점이 됐다.
김하성은 다음 타석에서 기어코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8회초 2사 1루에서 J.T.차고이스를 상대로 바깥쪽으로 달아나는 슬라이더를 건드려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후속타 불발로 추가 진루는 이어지지 못했다.
팽팽했던 경기는 9회 결판이 났다. 선두타자 타티스 주니어가 볼넷 출루에 이어 2루 도루에 성공했고 포수 송구 실책으로 3루로 향했다. 소토를 고의4구로 걸렀지만, 잰더 보가츠가 중전 1타점 적시타로 5-4 역전을 만들었다. 수비 실책까지 겹치며 마이애미는 완전히 무너졌다. 루그네드 오도어의 땅볼 타구를 유격수 존 베르티가 홈으로 악송구를 펼치며 한 점을 더 내줬다. 맷 카펜터는 여기서 우익수 방면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쐐기를 박았다. 마이애미 불펜 딜런 플로로는 한 명의 타자도 잡지 못한 채 0이닝 2피안타 2사사구 5실점(3자책)으로 물러났다.

김하성은 끝내 타점까지 올리며 대역전승을 견인했다. 1사 2, 3루에서 브라이언 호잉의 슬라이더를 퍼올렸고 3루 주자 딕슨이 홈을 밟으면서 희생플라이 1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샌디에이고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받던 타선이 폭발한 것이 고무적이었다. 소토, 보가츠, 카펜터가 멀티히트 및 타점을 추가했고 그리샴도 모처럼 2안타 경기를 했다. 리드오프 크로넨워스가 6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침묵했지만, 김하성이 대신 리드오프 역할에 충실하며 타선이 장·단 11안타를 몰아치는 데 큰 보탬이 됐다.
김하성은 2루수 오도어와 1회말 병살타를 합작하는 등 수비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덕분에 샌디에이고 선발 라이언 웨더스는 4이닝 7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사민 3실점으로 무너졌으나, 패전 투수를 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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