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 착취 혐의로 재판장에 서게 된 전 롯데 자이언츠 투수 서준원(23)에 대해 법원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부산지방법원 형사5부는 13일 오후 2시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성착취물제작·배포등)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서준원에 대한 선고 기일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성폭력치료 40시간 수강, 120시간 사회봉사를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범행 수법 및 범행 대상, 피해의 정도 등에 비춰 그 죄가 무겁다"면서도 "범행 지속이 하루에 그친 점, 성착취물을 유포하지 않았고, 피해자의 어머니에게 피해금 지급했고, 피해자 측과 합의했다. 또한 초범인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에 대해 설명했다.
선고 후 서준원은 취재진에게 "솔직히 너무 겁을 먹었고, 이렇게 판결이 나왔으니 거기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깊은 생각을 해서 이런 일을 절대 벌이지 않고 똑바르게 살겠다. 계속 반성하며 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아직도 손이 떨린다. 생각이 복잡하다"고 밝혔다. 항소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은 그는 "판결대로 봉사시간 등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검찰은 서준원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징역 6년과 일부 증죄에 대한 몰수, 수강이수명령, 공개고지, 취업제한 명령 7년을 구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준원은 지난해 8월 18일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미성년자 A양을 알게 된 후 신체 노출 사진을 요구하고 성적인 메시지를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양에게 용돈을 줄 것처럼 속이고 60차례에 걸쳐 성적 메시지를 보낸 후 노출 사진을 7차례 전송받아 성 착취물을 제작했다. 나아가 영상통화를 통해 자위 장면을 보여주지 않을 경우 사진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이 사실이 지난 3월 23일 뒤늦게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이날 서준원이 구단에 해당 사실을 시인하자 오후 곧바로 서준원을 방출하기로 결정했다. 롯데 구단은 프런트와 코칭스태프까지 서준원에게 "솔직하게 얘기해달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준원은 뒤늦게야 이를 실토했고, 구단은 검찰 기소 여부와 상관 없이 퇴단이라는 철퇴를 내렸다.
서준원은 팀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2019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그는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고속 사이드암'으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후반기 1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하며 희망을 보여줬고, 올 시즌을 앞두고도 체중 감량을 통해 의지를 드러냈다(통산 성적은 123경기 15승 23패 5홀드, 평균자책점 5.56). 하지만 자신의 실수로 인해 커리어가 마무리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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