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에 남을 시즌을 꾸준히 만들고도 팀 성적은 그에 비례하지 않았던 오타니 쇼헤이(29). 그를 향해 '리빙 레전드' 맥스 슈어저(39·텍사스 레인저스)가 '승리'라는 당근으로 구애하고 있다.
미국 매체 블리처 리포트는 21일(한국시간) "슈어저가 오타니를 향해 '돈은 중요하다, 하지만 승리는 더 좋다(Money's great, but winning's better)'며 어필했다"고 전했다.
슈어저는 이날 야구 전문 콘텐츠 '파울 테리토리'에 출연했다. 여기서 진행자가 슈어저에게 '텍사스 구단을 대신해 오타니에게 계약을 권유해달라'는 말을 남겼다. 그러자 그는 위와 같은 말을 하며 "승리를 하고자 한다면 그게 돈보다 낫다. 약속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이같은 슈어저의 말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의 소속팀 텍사스는 올해 90승 72패(승률 0.556)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승차 없는 2위에 오르며 7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어 와일드카드 시리즈(탬파베이 상대 2전 전승)와 디비전시리즈(볼티모어 상대 3전 전승), 챔피언십시리즈(휴스턴 상대 4승 3패)를 연달아 제패한 후 월드시리즈에서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4승 1패로 누르고 정상을 차지했다. 1961년 창단 후 월드시리즈에서 준우승만 2번 있었던 텍사스는 이로써 62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슈어저 본인 역시 이번 시즌을 통해 개인 2번째 우승반지를 차지했다. 2008년 빅리그에 데뷔한 후 6개 팀을 거치며 통산 214승 108패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했다. 특히 명예의 전당 헌액에 있어 중요한 요소인 3000탈삼진을 돌파하며(3367개) 살아있는 전설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통산 포스트시즌 30경기(25선발)에 등판했고, 3번의 월드시리즈 중 2019년(워싱턴)과 올해 정상에 오르며 '우승청부사' 역할을 했다.
반면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 와서 포스트시즌은커녕 5할 승률조차 경험해보지 못했다. 2018년 LA 에인절스에 입단한 그는 첫 시즌 0.494(80승 82패)를 시작으로 2019년 0.444, 2020년 0.433, 2021년 0.475, 2022년 0.451에 이어 올 시즌에는 73승 89패로 0.451의 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가장 높은 지구 순위는 3위(2022년)였고, 나머지 5시즌은 모두 5팀 중 4위에 머물렀다.

이는 오타니의 활약상과 비교하면 더욱 초라해진다. 올 시즌 타자로서 그는 135경기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102득점 20도루, 출루율 0.412 장타율 0.654 OPS 1.066, 투수로서 23경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 132이닝 167탈삼진을 기록했다. 투타 모두에서 뛰어난 성적을 올리며 만장일치 아메리칸리그 MVP에 올랐다. 2021년에 이어 2번째 쾌거였다. 올해를 포함해 6시즌 동안 타자로 701게임에서 타율 0.274 171홈런 437타점 428득점 86도루 OPS 0.922, 투수로 86경기에 등판해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이라는 훌륭한 기록을 냈다.
오타니는 그동안 팀의 저조한 성적에 불만을 가져왔다. 에인절스는 2014년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 이후 지난해까지 8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오타니가 입단한 2018년부터도 마찬가지다. 이에 지난 2021년 "팀 분위기가 좋지만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슈어저의 발언 역시 그동안 약팀에서 뛰었던 오타니가 포스트시즌 진출팀에서 승리의 맛을 보는 게 중요하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텍사스에는 슈어저 외에도 오타니의 영입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지난 8월 텍사스의 홈구장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는 '텍사스로 와(Come to Texas)'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렸고, 경기 중에는 "우리는 쇼헤이를 원해(We want Shohei)"라는 응원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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