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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연 음주운전 방출→김기연이 있다! 두산, 2차 드래프트로 손해만 봤는데...

박유연 음주운전 방출→김기연이 있다! 두산, 2차 드래프트로 손해만 봤는데...

발행 :
안호근 기자
2차 드래프트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기연. /사진=안호근 기자
2차 드래프트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기연. /사진=안호근 기자

두산 베어스에 2차 드래프트는 악몽이었다. 팀을 떠난 유망주는 KBO 통산 82승 투수가 됐고 또 다른 투수는 홀드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시간은 흘렀고 다시 부활한 2차 드래프트는 과거와는 분명히 달랐다.


기대를 모은 공격형 포수 박유연(25)이 음주운전으로 인해 두산에서 방출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8일 "전 두산 베어스 선수 박유연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개최했다"면서 "KBO 상벌위원회는 지난 9월 음주운전이 적발됐고 100일간의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받았지만 소속 구단 및 KBO에 이를 알리지 않은 박유연에 대해 심의했다"고 밝혔다.


KBO는 규약 제 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따라 음주운전에 적발돼 면허정지 처분을 받을 경우 7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박유연은 음주운전 사실을 은폐하다가 구단에 적발돼 그에 대한 가중 징계로 80경기 출장정지 철퇴를 맞았다.


출전정지 경기 수의 문제가 아니다. 이에 앞서 두산은 박유연을 방출했다. '클린베이스볼'을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음주운전을 저지르고 심지어 그 사실을 숨기려 했던 선수에게 두산은 냉정한 판단을 내렸다.


물론 두산으로서도 뼈아픈 결단이다. 박유연은 올 시즌 1군에서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7(15타수 4안타), 퓨처스리그에서도 42경기에서 타율 0.234(128타수 30안타) 7홈런 20타점으로 큰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으나 공격형 포수로 기대감을 받았던 선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음주운전 적발돼 두산에서 방출된 포수 박유연.
음주운전 적발돼 두산에서 방출된 포수 박유연.

그러나 불행 중 다행인 점도 있다. 늘 손해만 봤던 2차 드래프트에서 또 다른 포수 자원 김기연(26)을 영입한 것이다.


두산은 앞선 5차례 2차 드래프트에서 무려 22명을 떠나보냈다. '화수분 야구'라 불릴 정도로 유망주들을 키워내는데 일가견이 있었고 2차 드래프트만 되면 타 구단에선 두산의 선수들에 눈독을 들였다. 두산은 매 드래프트마다 상한을 꽉 채워 선수들과 작별해야 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 뼈아팠다. 두산에서 1승만을 올린 이재학(NC 다이노스)은 이적 후 81승을 추가하며 NC에 큰 힘을 보탰다. 사이드암 투수 김성배는 롯데로 이적 후 31세이브를 올린 클로저로 변신했다. 오현택은 이적 첫 해 홀드왕에 올랐고 신민재는 올 시즌 29년 만에 정상에 오른 LG 트윈스 우승의 주역이 됐다.


4년 만에 부활한 2차 드래프트는 두산에 약이 됐다. 2015년부터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영광을 누렸으나 그 때문에 신인 드래프트에선 매번 후순위에 머물렀고 타 구단에 비해 좋은 선수를 영입하는데 애를 먹었다. '화수분 야구에 씨가 말랐다'는 얘기가 나오던 터에 다시 열린 2차 드래프트는 두산에 기회의 장이었다.


과거부터 포수왕국으로 불렸던 두산은 리그 최고의 포수 양의지가 있고 그 뒤를 받치는 장승현, 안승한, 박유연까지 있었음에도 1라운드에서 4억 원을 투자해 옆집 LG에서 김기연을 데려왔다.


백업 포수 자리를 놓고 무한 경쟁을 펼치겠다는 계산이었으나 박유연이 뜻하지 않게 이탈하며 김기연을 데려온 게 '신의 한 수'가 됐다. 더구나 김기연은 군 복무를 마쳤고 이승엽 감독이 갈구하던 공격력에서의 잠재력도 충분한 자원이다. 나아가 내년 피치클락 도입으로 주자들의 도루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어깨가 강점인 김기연의 영입은 여러모로 좋은 느낌을 준다.


두산 양의지. /사진=두산 베어스
두산 양의지. /사진=두산 베어스

김기연 영입 당시 두산은 "지명 결과에 만족한다.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는 백업 포수 수확에 초점을 맞췄다. 김기연은 군 복무를 마친 젊은 포수로 미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지명했다"며 "강한 어깨와 안정적인 운영 능력을 갖췄다. 좋은 재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경험이 더해진다면 팀에 큰 보탬이 될 선수"라고 평가했다.


양의지와는 광주진흥고 직속 선후배 사이여서 더욱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자아낸다.


김기연에게도 좋은 기회다. 올 시즌 LG에서 박동원, 허도환 등에 밀려 27경기에만 나서 96⅓이닝만 마스크를 썼던 그는 적은 기회 속 타자로서도 타율 0.118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올 시즌엔 최소한의 기회를 보장 받는다.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선수는 50일 이상 1군 의무 등록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승엽 감독은 김기연을 1군 스프링캠프에 데려가겠다고 공언했다. 만약 지명 후 2년 이내 의무 등록 규정을 충족하지 못했을 때에는 원소속구단으로 복귀하거나 원소속구단이 복귀를 바라지 않으면 자유계약선수(FA)로 공시돼 김기연에게도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곰들의 모임 행사 때 만난 김기연은 "말 그대로 이제 신입들의 마음으로 돌아간 것 같다"며 "(2차 드래프트) 1라운드로 오게 돼 50일 보장이 있어서 내겐 잘 된 일이다. 물론 그렇다고 1년 내내 쭉 있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에 주어진 기간 동안 내 기량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비시즌 기간부터 일단 파워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스피드도 올라와야 된다. 트레이닝은 센터를 다니면서 할 것 같다"며 "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해서 빨리 팀에 녹아들어야 한다. 야구장에도 자주 나올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LG에서 활약하던 김기연.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LG에서 활약하던 김기연.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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