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프로축구 A리그 웨스턴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일본인 미드필더 단자키 리쿠(25)가 도박 등 혐의로 호주 법원에 출석했다. 그는 경기 중 옐로카드를 받는 베팅을 직접 한 뒤, 실제 경기에서 옐로카드를 받는 방식으로 부당 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22일 일본 교도통신, 아사히신문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단자키는 전날 호주 멜버른 법원에 피고인 신분으로 직접 출석했다. 단자키는 지난 4~5월에 열린 경기에서 고의로 옐로카드를 받는 방식으로 스포츠 베팅 결과를 조작하고, 본인도 실제 도박에 참여한 혐의를 받는다. 단자키 변호인은 초범인 만큼 기소유예를 법원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소장에 따르면 그는 멜버른에 거주하는 지인과 함께 짜고 경기 전 옐로카드를 받는 것에 베팅한 뒤, 실제 경기에서 옐로카드를 받아 총 1만 8000호주달러(약 1625만원) 이상의 이득을 취했다. 옐로카드 베팅에 250호주달러(약 23만원)를 걸고 실제 옐로카드를 받아 1375호주달러(약 125만원)를 버는 등 불법 행위에 가담이 확인된 혐의만 총 10건이다.
베팅 결과 조작뿐만 아니라, 단자키도 직접 자신이 옐로카드를 받는 것에 돈을 건 뒤 실제 경기에서 옐로카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스포츠 베팅은 경기 승패나 스코어뿐만 아니라 옐로카드 등 다양한 항목으로 세분화돼 베팅 대상이 된다.

15세 이하(U-15), 18세 이하(U-18) 등 일본 청소년대표 경력이 있을 만큼 한때 촉망받던 유망주의 도박 혐의 재판에 일본 현지도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더구나 해외 리그에서 뛰다 이같은 불법을 저지르고 현지 매체에서도 대대적으로 보도돼 국제망신으로까지 이어진 모양새다.
2000년생인 단자키는 지난 2019년 일본 홋카이도 콘사도레 삿포로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브리즈번 로어, 제프 유나이티드 등을 거쳤다. 지난 2023년 스코틀랜드 마더웰에 입단하며 유럽 무대까지 진출했다가 반년 만에 웨스턴 유나이티드로 이적해 다시 아시아 무대로 복귀했다.
지난 시즌엔 리그 29경기(선발 26경기)에 출전해 5골 2도움을 기록할 만큼 팀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다만 도박 혐의로 체포 사실이 알려지자, 웨스턴 구단은 "한 선수가 도박 관련 혐의로 기소된 사실을 알고 충격과 실망감을 느꼈다. 우리는 이 사안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클럽과 경기의 건전성을 해치는 어떠한 행위도 규탄한다.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는 비판 성명을 냈다. 지난 시즌 팀의 핵심 활약을 펼치고도 단자키는 구단과 동행을 이어가지 못한 채 최근 계약 만료로 방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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