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격수 천성훈(25)이 대전하나시티즌을 떠나 FC서울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적이 논의되던 도중 성범죄 논란에 휩싸여 K리그 활동 정지 조치까지 당했다가, 극적으로 성범죄 혐의를 벗고 이적시장 마감일 서울 이적까지 확정했다.
서울 구단은 24일 천성훈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K리그 여름 이적시장(추가 선수 등록기간) 마감일에 이뤄진 이적이다. 천성훈은 등번호 11번을 달고 서울 최전방에 포진한다. 앞서 영입된 클리말라(폴란드) 등 치열한 내부 경쟁도 예고돼 있다.
그야말로 극적으로 이적이 이뤄졌다. 축구계에 따르면 천성훈은 당초 김진야(현 대전)와 맞트레이드 형태로 유니폼을 바꿔 입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트레이드가 논의되던 가운데 천성훈이 성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결국 천성훈의 서울 이적은 보류됐다. 김진야만 당초 구단 간 논의대로 서울을 떠나 먼저 대전으로 향했다.
천성훈은 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60일 간 활동 정지 처분까지 받았다. 유·무죄 여부를 떠나 사회적 물의를 야기하거나 K리그 가치를 훼손하는 비위 행위에 대해 빠른 상벌위 심의가 어려운 경우, 대상자의 K리그 관련 활동을 60일 임시로 정지할 수 있는 상벌위원회 규정이 적용됐다.
천성훈은 결백을 호소했다. 당초 언론보도를 통해 대전의 한 선수가 성범죄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진 뒤 그 당사자가 천성훈이라는 소문이 퍼졌고, 이에 천성훈이 직접 자필 입장문을 통해 "제게 성범죄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상대가) 내게 손해를 입히기 위해 온라인에 글을 올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천성훈은 "상대방과 두 차례 만남을 가졌는데, 12월 말 갑자기 저를 고소하고 언론에 알리겠다고 협박했다. 그러다가 명품 선물로 자신의 마음을 달래 달라고 하다가, 갑자기 또 현금 2억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갑자기 미안하다고 사과하다가 다시 돌변해서 협박하기를 반복했다"며 "상대방은 지속적으로 합의를 요구하며 연락을 해왔고, 제가 응하지 않자 경찰에 강간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천성훈은 성범죄 혐의를 모두 벗었다. 천성훈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지혁 손수호 대표변호사는 지난 18일 입장문을 통해 "천성훈의 성범죄 혐의는 전부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됐다. 상대방이 제기한 강간, 강제추행, 불법 촬영 혐의 모두 사실이 아님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손수호 변호사는 "모든 행위는 명백한 합의하에 이뤄졌으며, 그 어떤 강제력도 존재하지 않았음이 객관적 증거를 통해 밝혀진 것"이라며 "저희는 이미 상대방을 무고, 공갈,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다. 그에 따른 후속 조치를 적극 진행하고 있다. 접촉을 통해 질환이 옮겨졌다는 부분은 수사가 종결되지 않아, 이어지는 절차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범죄 혐의를 벗으면서 자연스레 연맹의 K리그 활동 정지 명령도 지난 22일 해제됐다. 성범죄 혐의와 관련해 불송치 결정(혐의없음)이 활동 정지 명령을 해제하는 근거가 됐다. 지난달 20일부터 대전 소속으로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던 천성훈도 이제는 정상적인 출전과 이적이 가능해졌다.
결국 지난달 구단 간 논의대로 천성훈은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자칫 경찰조사가 결과가 늦게 나왔다면 K리그 이적시장이 끝나 선수 등록이 불가능할 수도 있었는데, 극적으로 서울 이적까지 성사돼 후반기 새 출발에 나서게 됐다.
천성훈은 서울 구단을 통해 "원정 올 때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웅장하다는 생각과 함께 압도되는 느낌을 받는 경기장 1순위였다. 이곳을 홈으로 사용하는 팀에 오게 돼 감회가 새롭고, 많은 팬의 함성소리를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자부심이 생긴다"며 "서울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 출전하는 팀이고 리그에서도 항상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다. 많은 득점으로 팬분들을 즐겁게 하는 공격수가 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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