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내야수 구본혁(28)이 경기 막판 결정적인 수비 2개로 팀의 5연승을 이끌었다.
LG는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총 2만 7명)에서 두산에 6-5로 승리했다. 이로써 5연승의 LG는 54승 2무 39패로 1위 한화 이글스(57승 3무 34패)와 격차를 4경기로 유지했다. 두산은 39승 4무 51패로 리그 9위를 유지했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았던 구본혁은 9회말 막판 대수비로 들어와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했다. LG는 9회초 두산 마무리 김택연이 흔들리고 포수 양의지가 치명적인 1루 송구 실책을 틈 타 3-4에서 6-4 역전에 성공했다.
어렵게 얻은 2점을 지키기 위해 LG는 천성호를 빼고 3루수 문보경을 1루로 옮겼고, 문보경의 빈자리에 구본혁을 넣었다.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구본혁답게 단 몇 분만에 경기장을 들었다 놨다.
9회말 1사 2, 3루서 김대한의 타구가 구본혁에게 향했다. 여기서 구본혁은 빠르게 땅볼 타구로 대시해 잡아내 1루로 송구, 2번째 아웃 카운트를 만들었다. 그 사이 3루 주자 박계범이 홈을 밟아 6-5 리드.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뒤이어 양석환이 자동 고의4구로 나가 주자 1, 3루가 됐고 이유찬은 5구째 공에 방망이를 크게 휘둘렀다. 3루 LG 불펜 쪽으로 넘어가는 듯한 타구였다. 하지만 구본혁은 포기하지 않고 먼 거리를 달려가 담장까지 올라가 극적으로 잡아냈다. 잠실구장에서 환호와 탄식이 터져 나오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구본혁은 "끝까지 모든 팀원들이 포기하지 않고 역전을 위해 끝까지 노력한 덕분에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 더욱 기쁘다"며 "대수비로 출전하면 오히려 더 어려울 때도 있지만, 최대한 빨리 경기 분위기에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오늘 수비 장면은 평소 잠실야구장에서 수비 연습을 할 때마다 머릿속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던 덕분에 실제 경기에서도 잘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비에 일가견인 그에게도 역대급 캐치였다. 구본혁은 "야구하면서 제일 짜릿했던 수비였다. 타구를 보자마자 담장 밖으로 떨어지려 했다. 넘어가도 아웃인지 규칙이 순간 헷갈려서 그냥 잡고 넘어가자 생각했다. 그렇게 떨어지려고 안 했으면 못 잡았을 것 같다. 떨어지려고 마음 먹어서 그나마 건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무리 유영찬을 비롯해 LG 선수단 모두가 환호한 슈퍼 캐치였다. 지나가던 신민재는 "자꾸 담장 밖으로 넘어가는 걸 시도하더라"고 농담했고, 결승타의 주인공 문성주는 "잡을 줄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스스로 표현하길 만루홈런급 짜릿한 수비였다. KBO 통산 5홈런의 구본혁은 지난해 4월 6일 잠실 KT 위즈전 9회말 끝내기 만루홈런을 때려내 일약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구본혁은 "사실 나도 펜스 보면서 한번은 떨어지면서 잡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했다. 높긴 해도 밑에는 잔디라서 다이빙하면서 진짜 멋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면서 "(지난해) 만루홈런 때랑 비슷한 느낌이다. 동료들도 다들 놀라서 기분 좋았다. 나도 빨리 들어가서 영상을 찾아보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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