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가 8회 승부처에서 통한의 데칼코마니와 같은 2개의 투수 실책을 연달아 범한 끝에 끝내 두산 베어스와 승부를 가르지 못했다.
KIA는 30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두산과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혈투 끝에 2-2로 비겼다.
이로써 KIA는 7연패 탈출의 기회를 놓친 채 46승 4무 47패를 기록했다. 리그 순위는 단독 7위다. 반면 두산은 41승 5무 52패를 기록했다. 리그 순위는 9위.
KIA 선발 양현종은 5⅔이닝(80구)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1자책) 호투를 펼치고도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이어 전상현(1⅓이닝), 조상우(0이닝 1실점), 이준영(⅓이닝), 성영탁(1⅔이닝), 정해영(1⅓이닝), 최지민(⅔이닝)이 차례로 투구했다. 총 10안타의 타선에서는 김호령이 3안타, 박찬호와 나성범이 멀티히트로 각각 활약했다.
두산 선발 최승용은 5⅔이닝 무4사구 3탈삼진 2실점(2자책)을 마크하면서 승패 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어 박치국(1⅓이닝), 이영하(⅓이닝), 고효준(⅔이닝), 최원준(⅔이닝), 김택연(⅓이닝), 박신지(2이닝)가 차례로 공을 뿌렸다. 총 7안타를 뽑아낸 타선에서는 대타로 나선 정수빈이 멀티히트로 분전했다.
KIA는 이날 위즈덤(1루수), 박찬호(유격수), 김선빈(2루수), 최형우(지명타자), 고종욱(좌익수), 나성범(우익수), 변우혁(3루수), 김태군(포수), 김호령(중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좌완 양현종이었다.
이에 맞서 두산은 이유찬(유격수), 조수행(중견수), 케이브(우익수), 양의지(지명타자), 박준순(3루수), 김재환(좌익수), 김기연(포수), 박성재(1루수), 박계범(2루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 투수는 좌완 최승용이었다.
양 팀 선발 모두 호투를 펼쳤다. 특히 양현종은 6회 1사까지 단 1개의 안타를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선취점은 2회말 KIA가 뽑았다. 1사 주자 없는 상황. 나성범이 좌중간 2루타로 출루한 뒤 변우혁의 중견수 뜬공 때 태그업에 성공하며 3루에 안착했다. 이어 김태군이 좌전 적시타를 작렬시키며 3루 주자 나성범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양현종의 호투와 함께 KIA는 5회말 추가 득점을 올렸다. 선두타자 김호령이 우중간 안타로 출루한 뒤 1사 후 박찬호 타석 때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박찬호는 우익수 플라이 아웃. 하지만 김선빈이 중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2루 주자 김호령이 득점에 성공했다. 점수는 2-0이 됐다.
두산도 반격에 나섰다. 5회까지 양현종을 상대로 단 1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한 채 꽁꽁 묶여 있었던 타선이었다. 6회초 선두타자 박계범이 7구 승부 끝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그러나 다음 타자 이유찬이 볼카운트 1-2에서 6구째 체인지업을 공략, 3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날 두산의 첫 안타. 양현종의 노히트가 깨진 순간이었다.
계속해서 두산은 이유찬이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베이스에서 떨어지며 아웃 판정을 받았다. 그래도 두산은 조수행이 좌중간 안타로 출루하며 다시 득점 기회를 이어 나갔다. 결국 케이브가 우중간 적시 2루타를 터트렸고, 발 빠른 조수행이 3루를 돌아 홈에서 슬라이딩을 시도하며 득점을 기록했다.
양현종의 투구는 여기까지였다. 이어 전상현이 KIA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를 밟았다. 전상현은 양의지를 3구째 유격수 땅볼로 솎아내며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KIA는 곧바로 이어진 6회말 2사 1루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자 두산은 선발 최승용을 내리고 박치국을 투입했다. 박치국은 전날(29일) 홈런이 있었던 김태군을 우익수 파울플라이 아웃으로 잡아내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제 경기는 후반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두산은 7회초 선두타자 박준순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하지만 다음 타석에 들어선 김재환이 1루수 앞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다. 재차 김기연이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어냈으나, 박성재 타석에서 대타로 들어선 김민석이 좌익수 뜬공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7회말 KIA는 선두타자 김호령이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하지만 위즈덤이 초구에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후속 박찬호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한 김호령. 박찬호의 중견수 뜬공 때 리터치에 성공하며 김호령이 3루까지 갔으나, 김선빈이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3아웃.
결국 8회초 두산이 승부를 2-2 원점으로 돌렸다. KIA는 투수를 전상현에서 조상우로 교체했다. 2루수도 김선빈에서 김규성으로 교체. 두산은 선두타자 박계범 대신 대타로 정수빈을 냈다. 그리고 정수빈이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출루했다. 다음 타석은 이유찬. 그런데 여기서 KIA의 믿을 수 없는 비슷한 연속 실책이 두 차례 나왔다.
이유찬이 투수 앞쪽으로 속도를 떨어트리는 희생번트를 댔다. 이 공을 잡은 조상우가 1루로 뿌렸으나, 옆으로 빠지면서 뒤로 흐르고 말았다. 조상우의 치명적인 송구 실책이었다. 이 사이 3루에 왔던 정수빈이 홈으로 들어오며 2-2 동점을 이뤄냈다. 타자 주자 이유찬은 2루까지 갔다.
계속된 무사 2루 기회. KIA는 조상우를 내리고 이준영을 올렸다. 타석에는 조수행이 서 있었다. 그리고 조수행 역시 초구에 투수 앞쪽으로 희생 번트를 댔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준영마저 1루로 던진다는 게 그만 악송구가 되며 위로 뜨고 말았다. 마치 조상우의 실책을 연상케 하는 데칼코마니와 같은 투수 송구 실책이었다. 다행히 김규성이 백업을 가면서 완전히 뒤로 빠지지는 않았다. 무사 1, 3루 위기. 하지만 두산은 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케이브가 초구를 공략했으나 좌익수 뜬공에 그쳤다. KIA는 투수를 이준영에서 성영탁으로 교체. 양의지가 초구에 1루수 파울플라이 아웃을 당했다. 다음 타자는 박준순. 이 과정에서 조수행이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 도루로 조수행은 KBO 역대 15번째로 5시즌 연속 20도루 고지를 밟았다. 박준순은 풀카운트 끝에 7구째 1루수 파울플라이 아웃으로 잡혔다.


8회말 두산은 박치국이 내려가고 이영하가 올라왔다. 중견수로 정수빈이 배치되고, 조수행이 빠지는 대신 2루수 이선우가 투입됐다. 이영하는 최형우를 1루 땅볼로 잡아낸 뒤 박재현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여기서 이영하가 내려가고 고효준이 올라왔다. 고효준은 나성범을 풀카운트 끝에 6구째 2루수 뜬공, 박민을 5구째 커브를 뿌리며 루킹 삼진으로 각각 잡아냈다.
9회초 KIA는 성영탁을 계속 밀어붙였다. 성영탁은 김재환을 10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김기연을 3구 삼진, 김민석을 유격수 땅볼로 각각 유도했다.
9회말 두산은 마운드에 최원준을 올렸다. 그런 최원준을 상대로 대타 한준수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 김호령이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투수 앞으로 굴러간 땅볼을 최원준이 잡아 지체없이 2루로 뿌렸다. 비디오 판독 끝에 아웃 판정이 유지됐다. 1사 1루. 다음 타자는 위즈덤. 여기서 이범호 감독은 대타 오선우를 기용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우익수 뜬공에 그쳤다. 2사 1루. 다음 타석을 밟은 박찬호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2사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여기서 두산은 투수를 교체했다. 클로저 김택연의 투입. 그런 김택연을 상대로 김규성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절호의 2사 만루 기회. 하지만 최형우가 2루 땅볼로 물러나며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연장 10회초. KIA는 클로저 정해영을 내보냈다. 정해영은 선두타자 정수빈이게 우전 안타를 얻어맞았다. 이어 2루 도루까지 내주며 무사 2루 위기에 몰린 KIA. 그러나 이유찬을 루킹 삼진, 대타 김인태를 루킹 삼진으로 각각 솎아낸 뒤 케이브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3아웃. 연장 10회말. 두산은 투수를 김택연에서 박신지로 교체했다. KIA는 삼자 범퇴로 물러났다. 선두타자 박재현은 헛스윙 삼진 아웃. 다음 타자 나성범은 3루 땅볼에 그쳤다. 이어 박민은 유격수 뜬공으로 아웃. 이닝 종료.
연장 11회초. KIA 투수는 여전히 정해영. 두산은 선두타자 양의지가 삼진을 당했으나, 박준순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여기서 KIA는 정해영을 내리고 좌완 최지민을 올렸다. 최지민은 김재환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김기연을 유격수 인필드 플라이 아웃, 김민석을 2루 땅볼로 각각 아웃시켰다.
이제 두산의 승리라는 선택지는 사라진 가운데, 연장 11회말. KIA의 마지막 공격. 여전히 두산의 투수는 박신지였다. 선두타자 한준수가 때려낸 공이 드라이브가 걸리며 우익수 방면으로 날아갔다. 케이브의 글러브를 스친 뒤 키를 넘기며 우측 담장으로 향했다. 이 사이 한준수는 2루까지 갔다. 다음 타자 김호령은 희생 번트를 시도하다가, 볼 4개를 잘 골라낸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다음 타자는 오선우. 박신지의 폭투가 나오면서 주자가 한 루씩 추가로 진루했다. KIA의 무사 2, 3루 기회. 두산 벤치는 오선우를 자동 고의 4구로 걸렀다. 무사 만루. 박찬호는 유격수 인필드 아웃으로 고개를 숙인 뒤 김규성마저 2루 땅볼에 그쳤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결국 최형우마저 좌익수 파울플라이 아웃에 그치며 경기는 2-2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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