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대의 허를 찔렀던 김주원(23·NC 다이노스)의 홈스틸. 혼자만 도루를 시도했는데, 왜 '단독 홈스틸'은 아니었을까.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는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맞대결이 열렸다. 이날 경기는 NC가 9-4로 승리하면서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이날 NC는 5개의 도루를 만들었는데, 그 중에서 김주원은 1회와 3회(2개), 5회 베이스를 훔치며 혼자 4도루를 기록했다. 이로써 그는 시즌 30도루 고지를 점령했고, KBO 리그 역대 6번째로 한 경기에 2루와 3루 도루, 홈스틸을 모두 달성한 선수가 됐다. NC 구단 한 경기 최다 도루 타이 기록은 덤이었다.
특히 1회 홈스틸 상황이 돋보였다.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알렉 감보아를 상대로 중전안타를 터트린 김주원은 권희동의 안타로 3루까지 향했다. 이어 박건우 타석에서 1루 견제가 계속 나오는 틈을 타 홈으로 파고들었다. 1루수 나승엽이 빠르게 홈으로 송구해봤지만, 김주원의 손이 먼저 홈플레이트를 터치했다. 김주원의 통산 첫 홈스틸이었다.
그런데 이 홈스틸은 '단독'이라는 수식어는 붙지 못했다. KBO 역사상 단독 홈스틸은 단 39번밖에 나오지 않은 드문 기록이다. 특히 최근 10년 사이에는 단 3차례만 발생했다.
이전 사례들과 비교하면 김주원의 도루가 왜 단독 홈스틸이 아닌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36번째 단독 홈스틸이었던 2014년 김재현(당시 SK)의 도루도 김주원과 똑같은 1, 3루에서 1루 견제 때 홈으로 파고 들었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1루 주자가 뛰지 않은 상황에서 견제구를 틈타 3루 주자만 도루를 하면 단독 타이틀이 붙었다.
이에 대해 진철훈 한국야구위원회(KBO) 기록위원장은 30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단독 홈스틸이라는 건 결국 3루 주자 혼자의 힘으로 들어온 것이다. 1루에 견제를 했다는 건 1루 주자를 신경썼다는 것이고,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온 것이어서 단독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결국 김주원은 투수가 자신이 아닌 1루 주자 권희동을 견제하려는 목적이었기에 자신의 힘으로 했다고 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다만 홈스틸 자체는 인정된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왜 이런 사례가 단독 홈스틸로 인정이 됐을까. 진 위원장은 "1루 주자에게 신경을 쓴 사이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가장 빈번한 사례다. 만약 1루 주자가 돌아오고 3루 주자만 도루를 하면 1루 주자의 과정은 기록지에 남지 않는다. 현장에 있지 않은 분들은 기록지만 보고 3루 주자의 단독 홈스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우리가 그 부분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기록에 대해 해석하는 분들이 오해를 해서 KBO에서 그런 사례를 단독 홈스틸로 분류했던 과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간에 기준이 바뀐 경우도 있다. 지난 2013년 5월 23일 대구 LG-삼성전에서 권용관(당시 LG)의 플레이가 그런 사례다. 당시 6회말 2사 1, 3루에서 포수 이지영이 투수 윤성환에게 느리게 공을 돌려줬는데, 이를 포착한 권용관이 스타트를 끊어 홈으로 들어와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진 위원장은 "당시에는 현장에서 야수선택으로 기록했다. 그 부분은 우리가 잘못 기록을 했었다고 해서 추후에는 그런 경우도 단독 홈스틸로 인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견제를 통한 홈스틸이라고 다 단독 수식어를 붙이지 못하는 건 아니다. 각각 KBO 38, 39번째 단독 홈스틸인 2022년 호세 피렐라(당시 삼성)와 신윤후(롯데)의 경우 투구가 아닌 상황에서 홈을 훔쳤으나 인정이 됐다. 두 사례 모두 태그업 후 어필 플레이를 위한 과정에서 나온 일이었다.
진 위원장은 "신윤후나 피렐라의 경우 다른 주자를 견제한 게 아니라 비어있는 베이스의 어필 플레이를 하는 상황에서 홈에 들어왔다. 이건 없는 주자에 대한 어필 플레이라고 보고 다른 주자를 신경썼다고 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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