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례적인 고별전이다. 사임이 확정된 사령탑이 홈 팬 앞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울산HD는 2일 오후 7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20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수원FC와 맞붙는다.
김판곤(56) 감독의 울산에서 마지막 경기다. 울산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판곤 감독의 계약 해지 소식을 전했다. 구단은 "상호 합의 하에 계약 해지를 완료했다"며 "20라운드 순연 경기는 김판곤 감독의 고별전으로 치러질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불편한 이별이다. 이미 사임이 확정된 사령탑이 홈 팬 앞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르게 됐다.
감독직이 공석일 때는 수석코치가 대행을 맡는 경우가 일반적이나, 김판곤 감독은 구단과 이별이 공식화된 후 마지막 경기를 지휘하게 됐다.
이미 울산 팬들은 김판곤 감독에게 등을 돌린 지 오래다. 심지어 이벤트 매치인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 팀K리그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킥오프 전에도 '김판곤 나가' 외침이 울려 퍼졌다. 감독 안티콜은 울산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이어진 지 한 달이 족히 넘었다.
김판곤 감독의 경질 이유는 명확하다. 성적 부진이다. 지난해 7월 울산 지휘봉을 잡은 김판곤 감독은 해당 시즌 울산을 K리그1 3연속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올 시즌 K리그1 7위로 뒤처지며 기대 이하의 결과를 냈다.


특히 최근 흐름은 회복 불능 수준이었다. 울산은 K리그1 3무 3패를 비롯해 최근 10경기에서 3무 7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는 3전 전패를 기록하며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마지막 승리가 두 달이 넘을 정도로 긴 부진의 터널을 지나왔다.
김판곤 감독 계약 해지에 대해 울산은 "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동행의 마침표를 찍기로 했다"며 성적 부진이 이번 이별의 원인이었음을 인정했다.
더불어 울산의 황금기를 이끈 김강국 대표이사도 사의를 표명했다. 2015시즌부터 울산을 이끈 김광국 대표는 K리그1 3회, 대한축구협회컵 1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회 우승을 함께했다.
축구계에 따르면 김판곤 감독 후임으로는 신태용 현 성남FC 비상근 단장이 유력하다. 신태용 감독은 성남 일화 천마(현 성남FC) 시절 ACL 우승,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K리그 특급 사령탑으로서 인정받았다. 대한민국을 이끌고 2018 러시아월드컵서 독일을 2-0으로 꺾은 데 이어 인도네시아를 사상 최초 월드컵 3차 예선에 올려놓는 등 국가대표 지도자로서도 족적을 남겼다.
김판곤 감독 경질설이 불거지던 찰나 신태용 감독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울산 감독 제의를 받은 건 사실"이라고 솔직히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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