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현지가 자국에 두 개의 우승컵을 가져다준 김상식(49) 감독을 비판했다. 심지어 우승을 차지한 결승전 경기에 대한 지적이다.
베트남 매체 '사오스타'는 2일(한국시간) "2025 AFF(아세안축구연맹) 23세 이하(U-23) 동남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 김상식 감독의 중요한 이야기가 은폐된 듯하다"라며 "바로 심판에게 절하는 행위 때문이다. 그는 이것이 선수들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이자 전략이라고 했지만, 이는 명백히 잘못된 행동"이라고 보도했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대표팀은 지난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AFF 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홈팀 인도네시아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024년 5월 베트남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상식 감독은 취임 약 1년 만에 두 개의 우승컵을 들었다. 베트남은 '김상식 신드롬'에 빠졌다. 게다가 베트남 매체들은 김상식 감독이 ASEAN컵과 U-23 챔피언십을 모두 우승한 사상 첫 사령탑이라고 연일 보도했다.

동남아시아 새역사다. 이전에도 U-23 대회에서 우승한 감독은 있었지만, A대표팀에서 ASEAN컵 우승까지 병행한 이는 없었다. 태국의 찬윗 감독이나 인도네시아의 인드라 샤프리 감독 등도 이 기록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결승전에서 김상식 감독의 행동은 베트남 현지에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 '사오스타'에 따르면 김상식 감독은 후반 추가시간 옐로카드를 꺼낸 주심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이를 두고 매체는 김상식 감독의 행위가 심판을 조롱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음을 경계했다.
게다가 '사오스타'는 "베트남 축구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가 있다"며 "공격수 레 꽁 빈은 심판에게 절을 해 베트남축구협회(VFF)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심각한 사건에 해당 선수는 은퇴를 고민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체는 "김상식 감독이 심판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건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며 "축구에는 투지도 필요하지만 중요한 건 규칙과 존중이다. 김상식 감독이 앞으로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체로 베트남 현지는 김상식 감독에게 찬사를 보내고 있다.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다. 특히 김상식 감독의 세심한 전술과 리더십이 현지 언론의 큰 관심을 받았다. 결승전 도중 엔드라인에 물병을 배치한 모습이 포착되며 인도네시아의 강력한 롱스로인을 막기 위한 계산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상식 감독은 "선수들이 더운 날씨에 수분 보충을 하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기술 지역에서 수건을 휘두르는 독특한 응원 전술도 눈길을 끌었다.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이정수 수석코치와 후보 선수들이 흰색 수건을 돌리며 응원을 보낸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았다. 김상식 감독은 이에 대해 "말로 지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단합 신호를 주기 위해 만든 전략이었다"고 그 이유를 들었다.
더불어 김상식 감독은 베트남 축구 역사상 첫 원정 2회 우승 감독으로 기록됐다. 약 8만 명이 운집한 인도네시아 홈에서 적지에서 일군 값진 우승이다. 베트남 복수 언론들은 "김상식 감독은 베트남 축구를 한 단계 끌어올린 인물"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승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상식 감독은 "경기 전부터 어려운 승부가 될 것을 예상했지만, 선수들을 믿었다. 한 달간 철저히 준비한 결과 위기 상황 속에서도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값진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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