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리그 역사 전체에서 최다 안타 보유자인 손아섭(37)은 트레이드 마감일인 지난 7월 31일 전격적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NC 다이노스에서 한화 이글스로 이적해왔다. 당시 1위를 달리고 있던 한화의 우승에 방점을 찍기 위한 영입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8월 성적 7승 2패(승률 0.778)로 어마어마한 성적은 찍은 LG 트윈스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손아섭이 합류한 이후 한화는 2승 5패(승률 0.286)로 주춤했다. 손아섭의 마음은 당연히 편했을 리 없다. 지난 3일 1군 엔트리에 합류한 손아섭은 7일 대전 KT전 대타 출전을 시작으로 8일 잠실 LG전부터 선발 출전을 재개했다.
한화의 선발 라인업에 들어온 손아섭은 매 경기 자신의 몫을 해냈다. 8일부터 10일까지 3연전 내내 1안타씩은 꼭 때려냈다. 특히 3연전의 마지막이었던 10일 경기에서는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 2타점으로 '원맨쇼'를 펼쳤다.
특히 손아섭은 2-2로 맞선 7회초 무사 1루에서 볼넷을 고르며 무사 1, 2루로 기회를 이어갔다. 폭투로 2,3루가 됐고 리베라토의 희생플라이로 3-2 한화가 리드를 가져왔다. 1사 3루 상황에서 문현빈의 1루 땅볼이 나오자 3루 주자 손아섭은 홈으로 파고들어 추가점을 만들어냈다. 타이밍상 아웃이었지만 몸을 비틀며 LG 포수 박동원의 태그를 피했다. 5회 3번째 타석에서는 1사 2루서 우익 선상 적시 2루타를 만들어내며 손아섭의 한화 이적 후 첫 장타까지 만들어 냈다.
10일 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손아섭은 "사실 선발로 나오고 바로 2패를 하는 바람에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며칠 동안 밤잠도 설칠 정도였다. 연패를 끊으려 오늘 경기전부터 명상도 하고 최대한 멘탈 컨트롤하려고 노력했다. 막상 경기가 시작되니 관중분들이 많이 오셔서 경기를 재밌게 했던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FA(프리에이전트)로 이적도 해보고 롯데에도 있어보고 했지만, 이번 시즌이 부담이 가장 컸던 것 같다. 저를 필요로 한 한화 구단과 김경문 감독님께서 영입을 해주셨기 때문에 부담감은 제가 짊어져야 하는 부분인 것 같다.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이겨내 보도록 하겠다"고 웃었다.
손아섭은 7회 몸을 비틀면서 태그를 피했던 장면에 대해 "어떻게든 1점을 달아나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생각보다 타구도 빨랐고, 송구도 정확해서 이미 공이 홈 쪽으로 와있었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왼손으로 들어가려다 글러브에 공이 보이길래 그냥 오른손을 넣었다. 순간적으로 반응했던 것 같다. 초등학교-중학교 2년 후배인 박동원에게 한 방을 먹일 수 있어 다행"이라고 유쾌하게 설명했다.
손아섭은 포스트시즌 및 한국시리즈에 대한 각오도 이르다고 고개를 저었다. 1위 경쟁에서도 아직 포기란 없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날 3연패를 끊어낸 2위 한화는 1위 LG와 격차를 2경기로 좁혔다. 손아섭은 "사실 아직 경기가 너무 많이 남아있다. 아직 한국시리즈나 포스트시즌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다. 만나는 상대도 생각할 여유가 없다. LG, 롯데, NC 등을 곧 만날 것 같은데 이겨보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12일부터 안방에서 롯데와 3연전을 치른 뒤 15일부터 창원에서 NC와 3연전을 갖는다.
한편, 승리를 거둔 김경문 한화 감독 역시 손아섭에 대해 칭찬을 했다. 김 감독은 "연패를 끊기 위해 선수들 모두가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집중력을 보여준 경기였다. 찬스에서 중요한 타점을 올려주며, 빠른 적응력을 보여준 손아섭 선수를 칭찬하고 싶다"는 말로 손아섭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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