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한의 플레이들도 승리 하나로 다 무마됐다. KBO 최고 에이스가 나선 경기에서 SSG 랜더스가 값진 1승을 챙겼다.
SSG는 2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연장 11회초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결승 1타점 2루타로 1-0 승리를 챙겼다.
3연승을 달린 SSG는 58승 53패 4무를 기록, 6연패에 빠진 2위 한화(65승 48패 3무)와 승차를 6경기로 좁혔다.
선발 맞대결에선 한화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어져 보인 경기였다. 한화는 15승 무패 투수 코디 폰세를, SSG는 최근 대체 선발로 기회를 얻고 있는 최민준이 나섰다. 올 시즌 5이닝을 소화한 적도 없는 투수였다.
예상 외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1,2회를 깔끔히 마친 최민준은 3회 선두 타자 최재훈에게 중전 안타, 이원석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에 몰렸으나 후속 타자들을 범타 처리하며 스스로 불을 껐다. 안타를 맞은 뒤에도 과감한 투구로 범타를 이끌어냈다.
4,5회를 가볍게 마친 최민준은 6회에도 이원석을 루킹 삼진, 심우준을 유격수 직선타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6회 2사에서 손아섭에게 볼넷을 허용하자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올랐다. 투구수가 70구에 불과했기에 더 지켜보기로 했지만 루이스 리베라토에게 우전 안타를 맞자 결국 경헌호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다. 2사 1,3루에서 김민에게 공을 넘기고 강판됐다. 김민이 초구에 문현빈을 1루수 땅볼로 돌려세워 무실점으로 경기를 투구를 마칠 수 있었다.
5⅔이닝 77구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올 시즌 최고의 투구였다. 더불어 2021년 10울 12일 문학 LG 트윈스전(5이닝 2실점) 이후 1410일 만에 5이닝 이상 투구를 기록했다.
폰세는 명불허전이었다. 장염 증세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른 뒤 열흘 만에 등판했지만 흔들림이 없었다. 1회부터 최고 시속 155㎞ 강속구를 뿌리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1사에서 정준재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도 KBO 통산 홈런 1위 최정과 지난해 타격왕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회 1사에서 안상현에게 기습 번트를 허용했지만 고명준을 3루수 뜬공, 최지훈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고 3,4회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폰세는 5회에도 안타 하나를 맞았지만 가볍게 이닝을 마쳤다.
6회초 SSG 1번 타자 박성한과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고 희생번트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최정을 삼진, 에레디아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7회엔 한유섬과 안상현, 고명준을 KKK로 잡아냈다.

7이닝 동안 96구를 던져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친 채 승리 요건을 챙기지 못하고 8회부터 한승혁에게 공을 넘겼다. 평균자책점(ERA)은 1.61에서 1.53으로 더 낮춰 압도적 1위를 질주했다.
9개의 탈삼진을 더한 폰세는 211번째 삼진을 잡아내며 1991년 선동열(해태), 2012년 류현진(이상 210탈삼진)을 넘어 역대 단일 시즌 탈삼진 단독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엔 불펜전이 펼쳐졌다. SSG는 6회 2사에 등판한 김민이 7,8회까지 책임졌다. 단 하나의 안타도 맞지 않는 완벽투로 9회 마무리 조병현에게 배턴을 넘겼다.
한화는 8회를 한승혁에게 맡겼다. 볼넷 하나만 내줬을 뿐 피안타도, 실점도 없었다. 9회엔 마무리 김서현이 등판해 에레디아에게 안타 하나를 허용했으나 압도적인 투구로 이닝을 지워냈다.
10회초 한화는 박상원을 불러올렸다. 선두 타자 안상현이 좌전 안타로 출루했고 1사에서 도루로 2루를 파고 들었다. 이후 최지훈의 우전 안타가 나왔다. 3루 코치가 안상현에게 멈춤 지시를 내렸다. 이후 장면에서 양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최지훈이 홈승부를 예상한 것인지 갑자기 2루를 향해 달렸고 런다운에 걸렸다. 설상가상으로 안상현이 홈으로 출발을 했고 결국 홈과 3루 사이에서 협살을 당해 객사했다. 더그아웃에서 이숭용 감독이 크게 탄식했다.


위기를 극복했지만 한화도 힘을 쓰지 못했다. 10회말 등판한 이로운을 상대로 노시환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채은성이 11구 승부 끝에 친 타구가 우익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대타 김인환의 타구도 우익수에게 향하며 결국 승부는 11회까지 이어지게 됐다.
SSG는 11회초 등판한 김범수를 상대로 기회를 잡았다. 박성한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대주자 오태곤이 발 빠른 투입됐고 정준재가 주자를 득점권으로 보내기 위한 번트를 댔다. 첫 번째 번트를 실패했던 정준재의 두 번째 번트는 하늘 높이 솟구쳤고 한화 1루수 김태연이 몸을 날려 슈퍼캐치를 해냈다.
이후 최정이 3루수 직선타로 물러난 뒤 오태곤이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KBO 49번째 3년 연속 20도루 기록. 1루가 비어 있는 상황에서도 한화는 에레디아와 승부를 벌였고 김종수의 빠른 공을 받아쳐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작렬했다. 드디어 0의 균형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SSG는 승리를 지키기 위해 11회말 노경은을 투입했다. 대타 이도윤을 우익수 뜬공, 이원석을 2루수 플라이로 돌려세운 노경은은 심우준에게 안타에 이은 도루까지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지만 손아섭을 상대로 1루수 땅볼을 유도해내며 경기를 매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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