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를 넘어 KBO 리그 최고의 외국인 타자 중 한 명인 에릭 테임즈(39)가 그리운 창원을 다시 방문했다. 팀 동료를 감독으로 만나는 등 오랜 시간이 흘렀다.
테임즈는 2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시타자로 출격했다. 그는 개인 일정으로 한국에 방문하던 중 행사에 나섰다.
선수 시절 본인의 등번호인 14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선 테임즈는 마이크를 잡고 "NC 팬 사랑해요! NC 파이팅 가즈아!"라는 말을 한국어로 하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타석에 선 그는 황금열쇠 모양의 패널을 들고 스윙하며 시타 행사를 마쳤다.
이렇듯 테임즈가 팬들의 환영을 받은 건, 그가 NC에서 절대적인 존재였기 때문이다. 2014시즌을 앞두고 NC에 입단한 그는 3시즌 동안 390경기에 출전, 타율 0.349(1351타수 472안타) 124홈런 382타점 343득점, 64도루, 출루율 0.451 장타율 0.721, OPS 1.172의 성적을 올렸다. 남들은 한번 하기도 어려운 기록을 3년 평균으로 낸 것이다.
특히 2015시즌은 KBO 리그 역사에 남을 시즌이었다. 그는 타율 0.381(472타수 180안타), 47홈런 140타점 130득점, 40도루, OPS 1.287을 기록하며 KBO 최초의 40(홈런)-40(도루) 클럽 가입자가 되면서 MVP를 차지했다. 이듬해에도 40홈런으로 이 부문 1위를 달성한 그는 2017년 메이저리그(MLB)로 돌아갔고, 그해 31개의 홈런으로 '역수출 신화'를 이뤄냈다.

시타 후 취재진과 만난 테임즈는 "마산야구장을 지나면서 여기로 왔는데, 새로 지어진 구장(창원NC파크)을 보며 뭉클했다. 이렇게 좋은 구장에서 선수로는 못 뛰지만, 어린 선수들이 자리 잡은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NC에 오랜만에 와서 뜻깊다"며 소감을 전했다.
마산야구장에서 시구를 한 적은 있었지만, 2019년 창원NC파크 개장 후 방문은 처음이다. 테임즈는 "전광판부터 구장 전체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느낀 점을 밝혔다. 이어 "예전에는 주차 공간이 문제였던 것 같은데, 새 구장은 용이하게 잘 돼 있더라. 온라인으로 짓는 과정을 봤는데 막상 눈으로 보니 훨씬 더 좋다"고 웃었다.
창원NC파크의 1층 콘코스에는 2016년 NC가 16연승을 달리던 당시의 테임즈의 사진이 기둥에 걸려있다. 그만큼 이제 테임즈는 구단의 한 역사가 된 것이다. 그는 "그런 기록의 일원이 된 게 자랑스럽다"며 "NC에 오기 전에는 이런저런 방황도 했고 팀도 못 찾았다. 여기에서 새로운 기록도 세우고, 추억을 절대 못 잊을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현재 KBO에서 테임즈만이 가지고 있는 40-40 클럽은 지난해 김도영(KIA)이 도전했다가 홈런 2개가 모자라 무산됐다. 테임즈는 "기록은 영광이고 자랑스럽다"면서도 "기록은 깨지라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처럼 50-50으로 깰 수도 있다. 더 좋은 선수가 나와 내 기록도 언젠가 넘어설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현재 NC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호준 감독은 선수 시절 테임즈와 이른바 '나테이박(나성범·테임즈·이호준·박석민)' 타선을 이룬 동료다. 이 감독은 테임즈에 대해 "정이 많이 간다"며 "지금까지 본 외국인 타자 중 랭킹 1위"라고 극찬했다. 테임즈는 "감독님도 KBO 역사에 한 획을 그으신 분인데, 찬사를 들으니 영광"이라며 "한국에 온 후 감독님이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에 대처하는 법을 알려주셨다"고 추억을 떠올렸다.
이 감독 외에도 김종호, 지석훈, 조영훈 등 테임즈와 뛰었던 선수들이 어느덧 NC의 코치로 있다. 그만큼 많은 시간이 흘렀고, NC도 젊은 선수들이 대거 자리를 잡았다. 테임즈는 "팀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촉망받는 미래를 가지고 있고, 지금도 좋지만 나중에 더 튼튼한 팀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어느덧 불혹이 된 테임즈. 선수 생활을 마친 그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야구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안 받고 지내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그는 "선수 시절에 받았던 압박에서 벗어나 지내다가 지금은 진지하게 코치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갔던 갈매기살과 멕시코 요리 음식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는 테임즈. 그는 "NC 팬들은 내게 큰 의미가 있다. 그때 주신 사랑과 관심이 인생에서 잊지 못할 정도로 크다"며 "올해 2월에도 여기 오려고 했을 정도로 큰 의미가 있다"며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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