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KBO 홈런왕 맷 데이비슨(34·NC 다이노스)이 투수로 깜짝 등판해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NC는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5-17로 패했다. 이로써 연승이 '3'에서 중단된 NC는 54승 6무 54패 정확히 5할 승률을 기록하며 4위에서 6위로 내려앉았다.
선발 매치업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날 선발 등판한 이준혁은 용인포곡초(처인구리틀)-성일중-율곡고 졸업 후 2022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0순위로 NC에 입단한 우완 투수. 올해 1군에 데뷔해 이 경기 전까지 불펜으로만 등판하며 평균자책점 7.53을 기록했었다.
기대가 큰 유망주인 만큼 첫 선발 등판 기회도 부여받았지만, 연패 탈출을 위한 롯데의 강한 의지를 버텨내진 못했다. 1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2패째를 경험했다.
롯데는 1회 3점, 2회 1점, 3회 2점에 이어 4회에만 무려 8득점 빅이닝을 만들면서 5회 종료 시점 16-2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NC는 이준혁의 강판 후 전사민(1⅔이닝 2실점)-손주환(⅓이닝 5실점)-김태훈(1⅔이닝 5실점)-최우석(2이닝 1실점)-김민규(1⅔이닝 무실점)로 버텼다.
마지막 투수 김민규마저 29개의 공을 던지자 NC 벤치는 1루로 선발 출전했던 맷 데이비슨을 마운드에 올렸다. 데이비슨은 9회초 2사 1루에서 황성빈을 상대했다. 초구 시속 138㎞의 직구를 몸쪽 낮게 던졌고 2구째 직구도 스트라이크존 하단에 던져 중견수 뜬공 타구를 끌어냈다. ⅓이닝 무실점의 깔끔한 투구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KBO 소속 외국인 야수가 마운드에 등판한 것은 데이비슨이 최초였다. 그동안 점수 차가 많이 벌어진 상황에서 투수 출신 국내 야수들이 등판한 건 심심치 않게 있었다. 외국인 야수들은 보통 같은 상황에서 체력 관리 차 미리 빠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날 데이비슨은 시즌 24호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 중이었다.
데이비슨의 투수 등판은 그의 커리어에서 처음은 아니었다. 2009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5번으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지명됐던 그는 강한 어깨가 돋보이는 내야수였다. 그 덕에 종종 이날 같은 상황이면 투수로 등판했고 메이저리그에서만 무려 6경기 등판 경험이 있다. 성적도 괜찮아서 빅리그 6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평균자책점 2.84를 마크했다.
2020년 9월 2일(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전이 마지막 투수 등판이었고 야디어 몰리나, 폴 데용, 토미 에드먼 등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들을 상대해 2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한편 롯데는 기록적인 연패를 마침내 끊어냈다. 롯데는 지난 7일 부산 KIA 타이거즈전부터 17일 동안 2무 12패로 14경기 연속 승리를 챙기지 못했었다. 12연패는 2003년 7월 8일 수원 현대 유니콘스전부터 8월 3일 잠실 LG전까지 15연패 이후 22년 만의 불명예였다.
하지만 선발 빈스 벨라스케즈의 6이닝 6피안타(2피홈런) 2볼넷 4탈삼진 4실점 호투와 장·단 16안타를 몰아친 타선에 힘입어 악순환을 끊어냈다. 59승 5무 57패(승률 0.509)가 된 롯데는 같은 날 승리한 KT 위즈와 공동 4위로 올라섰고, 3위 SSG 랜더스를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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