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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도 모르게 배트 냈는데, 잠실을 넘기다니... "구자욱이 다했다" 사령탑 특급 칭찬, 삼성 5연승 이끌었다 [잠실 현장인터뷰]

자기도 모르게 배트 냈는데, 잠실을 넘기다니... "구자욱이 다했다" 사령탑 특급 칭찬, 삼성 5연승 이끌었다 [잠실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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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양정웅 기자
삼성 구자욱(왼쪽)이 27일 잠실 두산전 승리 후 박진만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삼성 구자욱(왼쪽)이 27일 잠실 두산전 승리 후 박진만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령탑이 직접 인정한 원맨쇼였다. 삼성 라이온즈의 캡틴 구자욱(32)이 홈런포를 연거푸 가동해 팀의 5연승을 이끌었다. '레전드'를 넘어선 건 덤이다.


삼성은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14-1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5연승을 질주 중인 삼성은 시즌 전적 60승 59패 2무(승률 0.504)가 됐다. 공동 4위 롯데 자이언츠, KT 위즈와는 단 0.5경기 차에 불과하다. 최근 10경기에서 8승 1무 1패를 달리면서 중위권 싸움을 더욱 흥미롭게 하고 있다.


이날 삼성 승리의 1등 공신은 단연 구자욱이었다. 팀의 3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그는 6타석 5타수 2안타(2홈런) 6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한 경기 2홈런은 개인 통산 9번째이자, 지난해 9월 22일 대구 키움전 이후 처음이다. 또한 개인 3번째 만루홈런은 덤이었다.


첫 타석부터 구자욱의 방망이는 춤을 췄다. 1회초 2사 후 등장한 그는 두산 선발 윤태호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몸쪽 슬라이더를 공략,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시즌 15호 홈런으로, 덕분에 삼성은 선취점을 올릴 수 있었다. 이후 3회에는 박승규의 2루타로 만든 1사 3루에서 좌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터트리면서 4-0으로 달아나도록 했다.


하지만 구자욱의 진짜 활약은 4회에 터졌다. 삼성은 김영웅의 적시 2루타와 양우현의 내야땅볼로 2점을 추가했고, 2사 만루 기회를 이어갔다. 여기서 구자욱이 제환유의 4구째 몸쪽 패스트볼을 공략,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30m의 그랜드슬램을 터트렸다. 맞자마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었던 타구였다. 이어 다음 타자 르윈 디아즈까지 시즌 42호 아치를 그리며 백투백 홈런이 기록됐다.


덕분에 삼성은 4회에만 7점을 올리는 빅이닝을 만들면서 11-0으로 달아났다.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삼성은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경기 중후반을 이끌면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구자욱이 다 한 경기였다"며 "1회에 선취 솔로홈런이 컸고, 4회에는 만루홈런까지 기록하면서 타선을 이끌어줬다"고 칭찬했다.


삼성 구자욱이 27일 잠실 두산전에서 4회 만루홈런을 터트린 후 기뻐하고 있다.
삼성 구자욱이 27일 잠실 두산전에서 4회 만루홈런을 터트린 후 기뻐하고 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구자욱은 "기분 좋다. 홈런을 쳐서 그런 게 아니라 5연승을 이어갈 수 있어서 더 좋았다"고 밝혔다. 1회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투수(윤태호) 공이 되게 좋더라. 그래서 나도 모르게 배트가 나갔는데 홈런이 됐다. 안 넘어갈 줄 알고 열심히 뛰었는데 넘어가서 운 좋았다"며 웃었다.


그래도 4회 만루홈런은 "넘어갈 줄 알았다"고 한 구자욱은 "잠실구장이 워낙 크다보니까 설마 하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타점 선두 디아즈 앞에서 타점을 쓸어담은 그는 "디아즈에게 '네 타점을 가져가서 미안하다' 얘기했다. 그랬더니 디아즈가 '서로 먹고 살자고 하는 거 아니냐' 얘기해줬다"고 전했다.


구자욱은 최근 지명타자 출전 빈도가 늘고 있다. 박진만 감독은 "여러 상황이 겹쳤다. 다리 쪽 불편감이 있고, 외야에서 뛰어야 하는 선수들은 체력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얘기했다. 구자욱은 "최근에 살짝 안 좋았는데 감독님이 배려해주셔서 지명타자로 나갔다. 지금 몸 상태는 괜찮다"고 밝혔다.


지명타자로 나설 때 구자욱은 박 감독의 '말동무'가 됐다. 최근 박 감독은 "내 주위에 아무도 없어서 자욱이를 따로 불러서 '뒤에 있지 말고 앞에서 나랑 얘기하면서 보자'고 했다. 게임 중 대화 상태가 있어서 좋았다"며 웃었다. 이에 구자욱은 "오늘은 못 했는데, 그래도 감독님이 분위기 밝게 해주시려고 노력해주셔서 주장으로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현재는 상승세에 있지만, 삼성은 8월 한때 5연패에 빠지며 위기가 왔었다. 구자욱은 "연패에 빠지면 분위기가 처진다. 야구는 분위기가 50% 이상 먹고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적막이 흐르는 분위기"며 "이유 불문하고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 주장으로서 연패에 빠질 때 어떡할지에 대해 고민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6타점을 올리며 구자욱은 통산 862타점을 마크했다. 이로써 그는 팀의 영구결번인 이만수 전 감독의 860타점을 넘어 삼성 통산 타점 단독 5위에 올랐다. 이를 들은 그는 "제가 이만수 감독님을 뛰어넘었다고요?"라고 반문한 후 "선배님들을 뛰어넘어보겠다"고 각오릉 전했다.


삼성 구자욱이 27일 잠실 두산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삼성 구자욱이 27일 잠실 두산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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