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원정길에 오르는 홍명보호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중원의 핵심인 황인범(페예노르트)이 부상으로 이탈한 데 이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소속팀 불안한 입지 속 대표팀에 합류한다. 공격과 중원, 수비에 걸친 핵심 선수들이 흔들리면서 홍명보 감독의 시름도 깊어지게 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내달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한다. 프로축구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이날 홍 감독과 함께 출국하고, 일본 J리그를 포함한 해외리그 선수들은 미국 현지로 바로 소집된다. 홍명보호는 미국에서 담금질을 이어가다 오는 7일 오전 6시(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에서 미국과, 10일 오전 10시 미국 테네시에서 멕시코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 A대표팀이 아시아가 아닌 팀을 상대로 원정 평가전에 나서는 건 2023년 9월 웨일스전 이후 무려 2년 만이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 본격적인 '월드컵 모드'에 돌입하는 첫 평가전인 만큼 의미도 남다르다. 그동안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과 월드컵 예선을 거치면서 아시아팀들만 상대했던 한국축구, 그리고 홍명보호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그런데 출국 전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특히 대표팀 핵심 선수들의 상황이 썩 좋지 않은 탓이다.

중원의 핵심인 황인범은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9일 소속팀 경기 도중 종아리 부상을 당했던 황인범이 대표팀에서 제외됐다고 발표했다. 황인범은 지난 17일 엑셀시오르전에 선발로 출전했다가 부상으로 전반만 소화했다. 홍명보 감독은 우선 황인범을 대표팀 명단에 포함시켰으나, 황인범이 내달 중순에나 복귀할 수 있는 상태로 알려지면서 결국 대표팀에서 제외했다.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 서민우가 대체발탁됐다.
황인범이 부상 등을 이유로 아예 소집되지 못한 건 지난 2022년 3월 이후 처음일 만큼 그동안 대표팀의 핵심 자원이었다. 지난 2023년 10월 당시 튀니지·베트남전에 모두 결장했지만, 당시 황인범은 대표팀 소집 후 튀니지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까지 올렸다가 워밍업 과정에서 부상을 당해 결장했다. 이후 감독이 수차례 바뀌는 과정에서도 대표팀 중원의 핵심 역할을 맡았는데, 이번 미국 원정길엔 불참하게 됐다. 중원의 핵심인 황인범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그런데 홍명보 감독의 고민은 황인범의 부상만이 아니다. 그동안 부상 여파 탓에 무려 10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하는 수비 핵심 김민재는 정작 최근 소속팀에서 '백업' 입지로 밀린 상태로 합류한다. 그는 이번 시즌 공식전 4경기 중 단 1경기에 선발 출전했는데, 유일한 선발 출전마저도 3부 리그 팀과의 컵대회였다. 소집 직전 경기였던 31일 아우크스부르크와의 독일 분데스리가 2라운드에선 단 1분도 뛰지 못했다.


이강인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이강인 역시 31일 툴루즈와의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3라운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도 끝내 1분도 뛰지 못했다. 이강인 역시 공식전 4경기 만에 시즌 첫 결장이다. 이번 시즌 선발 출전은 리그1 개막전이 유일했는데, 최근 다시금 입지가 줄어드는 모양새다.
김민재는 대표팀 수비, 이강인은 공격의 핵심 역할을 각각 맡아야 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경기력이 최상이 아니라는 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나마 둘 다 최근에야 처음 결장했고, 그동안 선발이나 교체로 출전해 어느 정도 경기 감각을 유지했다고는 하나 소속팀에서 꾸준하게 출전하며 끌어올린 컨디션과는 분명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김민재와 이강인 모두 이른바 '클래스'가 있는 선수들인 만큼, 최근 팀 내 입지와 무관하게 대표팀에서는 핵심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소속팀 내 불안한 입지가 장기화된다면, 월드컵이 다가올수록 홍 감독의 시름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한편 황희찬(울버햄프턴)은 전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에버턴전에서 시즌 첫 골을 터뜨렸다. 아이러니하게도 황희찬은 홍명보 감독의 외면을 받아 이번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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