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내기 실책을 범한 선수가 범인일까, 주자를 쌓은 투수가 범인일까. 롯데 자이언츠가 총체적 난국 속에 5위 밖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롯데는 3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8-9로 지고 말았다.
이로써 롯데는 2연패를 기록하면서 시즌 전적 62승 61패 6무(승률 0.504)가 됐다. 그러면서 KT와 순위를 바꾸면서 6위로 내려앉았다. 롯데가 5위 밖으로 내려간 건 지난 4월 10일(7위) 이후 146일 만의 일이었다.
이날 롯데는 6월 이후 선발진의 에이스로 활약 중인 알렉 감보아가 선발투수로 나왔다. 하지만 1회에만 볼넷 4개를 내주는 제구 난조 속에 황재균의 2타점 적시타와 강현우의 희생플라이가 나와 3점을 내줬다. 이후 5회에도 장성우에게 솔로포를 맞았다. 결국 그는 5⅓이닝 6피안타 5사사구 9탈삼진 4실점이라는 기록을 내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래도 롯데는 2회 손호영의 2타점 적시타로 곧바로 추격 점수를 올렸지만, 불펜 등판 후 이틀을 쉬고 나온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에게 6회까지 추가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 사이 6회에는 안현민의 1타점 2루타와 장성우의 투런 홈런까지 나오면서 2-7로 스코어가 벌어졌다.
이대로 패배할 것 같던 롯데는 7회 빅이닝을 만들며 역전에 성공했다. 박찬형의 1타점 2루타로 추격을 시작한 롯데는 1사 만루에서 빅터 레이예스의 2타점 적시타와 김민성의 적시 2루타로 한 점 차까지 쫓아갔다. 여기에 한태양의 안타로 2점이 더 들어오면서 8-7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7회말 장준원에게 동점 솔로포를 맞으며 롯데는 8-8 동점이 됐다. 9회말, 롯데는 마무리 김원중을 투입했다. 1아웃을 먼저 잡았지만, 안치영과 허경민의 연속 안타에 이어 이정훈의 볼넷까지 나오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롯데 내야진은 전진 수비를 했고, 장진혁의 타구는 내야로 굴러갔다. 3루수 박찬형이 타구를 잡아 홈으로 송구했는데, 그만 이것이 포수가 잡을 수 없는 곳으로 향하고 말았다.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면서 롯데는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누구의 잘못일까. 결과적으로 박찬형의 송구 실책이 경기에 마침표를 찍은 건 맞다. 박찬형은 1군 콜업 후 뛰어난 타격능력을 보여줬지만, 지난달 22일 창원 NC전에서 평범한 내야 뜬공을 놓쳐 동점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 실수가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100% 박찬형의 잘못이라고도 할 수 없다. 마무리투수 김원중이 만루 위기를 자초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올 시즌 김원중은 낮은 평균자책점(2.13)에 비해 높은 이닝당 출루허용률(1.38)을 기록 중이다. 이날 역시 이정훈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주자를 쌓았고, 결국 끝내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김원중만의 잘못도 아니다. 타선에서 선봉장 역할을 해줘야 했던 1번 윤동희-2번 고승민-3번 나승엽은 이날 도합 13타수 무안타 2볼넷을 기록했다. 이들이 안타로 살아나가지 못하면서 4번 레이예스가 4안타를 치고도 7회 2타점 적시타를 제외하면 타점을 올리지 못했다. 여기에 선발 감보아도 기대만큼의 투구는 아니었다.
결국 롯데의 패배는 누구 하나 꼽기 어려울 정도로 총체적인 부진 속에 일어난 결과였다. 개막 때부터 5개월 동안 쌓아온 성과를 단 2주 만에 날린 결과 이제는 5강 싸움에서도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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