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가 국가대표 리드오프들이 포진한 든든한 상위 타선을 앞세워 내년 최강으로 불리는 삼성 라이온즈 타선에 도전한다.
2026시즌 KBO 리그 최강 타선을 두고 벌써 논쟁이 뜨겁다. 올해도 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최형우(42)가 지난 3일 2년 총액 26억 원 규모의 FA 계약으로 삼성으로 향한 이후다.
올해 삼성은 최형우 없이도 50홈런 158타점의 르윈 디아즈(29)를 필두로 김영웅(22), 구자욱(32) 등 강타자들을 앞세워 팀 홈런 1위(161개)를 기록했다. 여기에 올해 24홈런 86타점의 최형우까지 가세하니 삼성은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 LG 타선도 만만치 않다. 31홈런 95타점의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2)의 잔류가 성사됐다. 또한 5번째 도루왕을 차지한 캡틴 박해민(35)도 4년 65억 원 FA 계약으로 LG에 남으면서 기존 전력을 지킬 수 있었다. 비록 12홈런 9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06의 김현수(37)가 KT 위즈로 떠났으나, 우타 거포 유망주 이재원(26)이 돌아와 출혈이 적었다.
올해 이재원은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으로 퓨처스리그 78경기 타율 0.329(277타수 91안타) 26홈런 91타점 81득점 5도루, 출루율 0.457 장타율 0.643, OPS 1.100으로 2군 무대를 평정했다. 염경엽(57) LG 감독 역시 내년 이재원에게 300타석 이상의 기회를 보장하면서 빠른 성장을 기대했다.
최근 차명석(56) LG 단장은 팬들과 만남에서 "이재원 같은 선수가 자리 잡아줘야 앞으로도 LG가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만큼 잠재력이 좋다. (미래에) 오스틴 딘, 문보경, 이재원이 지그재그로 3·4·5를 이루고 홈런 100개 정도 쳐주면 얼마나 강할지 기대된다"라며 이재원을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차 단장의 바람이 이뤄지면 LG는 파괴력에 짜임새마저 갖춘 역대급 타선으로 변신한다.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홍창기-신민재가 1, 2번을 맡고, 오스틴-문보경-이재원이 클린업을 이룬다. 그 뒤를 20홈런 포수 박동원, 일발장타의 오지환이 받치고 박해민이 9번 타자로 제2의 리드오프 역할을 수행한다.
이재원 합류 전에도 올해 삼성 못지않게 강했던 것이 LG다. 팀 홈런 리그 3위(130개)로 약간 뒤처져 보일 뿐, 팀 타율 1위(0.278), 출루율 1위(0.361), 도루 4위(121개) 등 밸런스가 뛰어나다.
무서운 건 클린업 트리오 앞에 차려질 풍부한 밥상이다. 박해민, 홍창기, 신민재 모두 국가대표 리드오프 경험이 있는 선수들로 출루율과 작전 수행 능력에서 리그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는 선수들이다.
타격 컨디션에 따라 세 명 중 누가 1, 2번을 맡아도 이상하지 않을 더블 테이블세터진은 뒤로 이어지는 홈런 타자들의 파괴력을 배가시킨다. 특히 9번 타순에서 한 해 4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한 박해민의 존재는 가뜩이나 어려운 홍창기-신민재와 맞대결을 더욱 어렵게 한다. 박해민도 이를 알고 있다. 박해민은 지난달 KBO 시상식에서 도루왕 소감으로 "(신)민재가 뒤에서 공 하나를 희생해준 덕분에 내가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다시 한번 민재에게 고맙다"고 짚은 바 있다.
삼성의 잇따른 보강에도 LG의 2연패 도전 선언이 허황하지 않은 이유다. 차 단장은 "박동원, 오스틴, 이재원, 오지환 그리고 또 다른 한 명이 20홈런을 치고, 다른 타자들이 하나씩 쳐주면 팀 장타력을 높일 수 있다. 투수 쪽에서는 김윤식, 이민호가 잘 준비해서 오면 내년에도 정상에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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