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외야수 문성주(28)는 이번 시즌 전반기 조급했었다고 털어놨다. 시즌 초반부터 부상으로 인해 1군 엔트리에서 빠지며 컨디션 조절에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성주를 깨운 사령탑의 따뜻했던 조언이 있었다. 바로 염경엽(57) LG 감독과 면담이었다. 전반기를 마칠 시점 그 면담이 후반기 문성주를 완전히 바꿔놨다.
문성주는 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원정 경기에 2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1홈런) 1볼넷 5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0-8 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문성주는 6-8로 뒤진 8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KT 마무리 박영현을 상대로 경기를 뒤집는 그랜드슬램을 만들어냈다. 개인 통산 2번째 만루포이자 이번 시즌 3호 홈런이었다.
이번 시즌 118경기에 나서 타율 0.321(411타수 132안타) 3홈런 63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문성주는 전반기와 후반기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반기 79경기에서 타율 0.283으로 평범했지만, 후반기 39경기에서는 타율 0.394로 어마어마한 성적을 찍고 있다. 리그 전체에서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들 가운데 두산 양의지(후반기 타율 0.396)에 이은 타격 2위다. 문성주의 최근 10경기 타율은 무려 0.512에 달한다.
4일 경기를 마친 문성주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염경엽 감독에 대해 감사함을 전했다. 전반기와 후반기 성적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문성주는 "사실 전반기에 부상도 있었고 시즌을 치르는 데 조급함도 많았던 것 같다. 한번 무너진 밸런스도 잘 돌아오지 않아 많이 위축됐었다. 사실 2군에 내려가도 할 말이 없는 성적이었지만 감독님께서 계속 믿어주셨고, 출전을 시켜주셨다"고 털어놨다.
이어 "계속 좋은 말도 많이 해주셨다. 그런 말씀에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이 엄청 커졌다. 전반기를 마치고 후반기 시작할 때 1주일 정도 휴식기를 통해서 예전에 좋았던 영상도 많이 돌려보면서 감독님께 어떻게든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준비했다. 그런 것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웃었다.
어떤 좋은 말이었냐는 질문에 문성주는 "못해도 되니까 자신 있게만 쳐보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어차피 올라올 사람은 올라온다고 (부진에) 너무 깊이 빠지지 말라고 해주셨다. 저 또한 못해도 된다는 말씀을 진짜 못해도 된다는 말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염경엽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고자 하는 문성주가 역전승을 선물한 셈이 됐다. 4일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14에서 13으로 줄인 염 감독은 "(문)성주가 팀에 가장 중요한 순간에 클러치 능력을 발휘해 만루 홈런을 쳐주며 역전승을 만들어준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뿐만 아니라 (김)현수와 (오)지환이의 3안타 역시 전체적인 팀 타격을 이끌어줬다"는 말로 선수들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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