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정말 믿을 사람이 없다. 롯데 자이언츠가 에이스 없는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연패에 빠졌을 때 구원해줄 1선발이 보이지 않는다.
롯데는 3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8-9로 패배했다.
이날 롯데 선발은 좌완 알렉 감보아(27)였다. 그는 이날 전까지 15경기에 등판, 90⅓이닝을 소화하며 7승 5패 평균자책점 2.39의 성적을 거뒀다. 삼진 98개를 잡는 동안 볼넷 35개를 내줬고, 피안타율 0.211과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16을 기록했다.
최고 시속 158km에 달하는 빠른 볼을 자랑하는 감보아는 곧바로 KBO 리그에서 호성적을 거뒀다, 특히 6월에는 5경기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72, 30탈삼진을 기록하며 월간 MVP를 수상했다. 7월에도 흐름이 꺾이지 않아 1.46의 월간 평균자책점을 보여줬다.
다만 빠른 볼을 뒷받침할 제2구종이 약했고, 제구도 정교한 편은 아니다. 이에 초반의 압도적인 모습은 조금씩 사라졌다. 그래도 8월 5경기 중 4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크게 무너지지는 않았지만, 월간 평균자책점은 3.03으로 올랐다.
그래도 롯데 선발진에서 가장 믿을만한 카드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감보아는 3일 경기에서 초반부터 실망스러운 피칭을 선보였다. 1회말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우전안타를 맞았고, 1사 후 안현민과 장성우에게 연달아 볼넷을 허용했다. 여기서 황재균에게 중견수 앞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선취점을 내줬다.
흔들린 감보아는 6번 문상철에게 1볼-2스트라이크 유리한 카운트에서 볼 3개를 연달아 던져 볼넷을 내줬다. 다시 만루가 된 상황에서 강현우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은 감보아는 장준원에게 또 4구를 허용하고 말았다. 1회에만 38구를 던진 감보아는 유준규를 삼진 처리하며 겨우 이닝을 마쳤다.
감보아는 2회말에도 첫 타자 허경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기록했고, 2사 후 장성우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그래도 조금씩 영점이 잡히면서 삼진으로 KT 타선을 요리했다. 하지만 5회 선두타자 장성우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며 실점이 '4'로 늘어났다.
6회 첫 타자 안치영을 삼진으로 잡은 후 감보아는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그는 5⅓이닝(106구) 6피안타 9탈삼진 5사사구 4실점을 기록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56km까지 나왔지만, 투구 수 관리에 실패하면서 6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롯데는 지난 7일 사직 KIA전부터 23일 창원 NC전까지 무려 12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롯데가 두 자릿수 연패를 기록한 건 2003년(15연패) 이후 처음이었다. 10승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방출하고 데려온 빈스 벨라스케즈가 이 기간 안정적 피칭을 보여주지 못하며 연패를 못 끊었다. 벨라스케즈는 메이저리그 통산 38승을 거둔 베테랑이지만,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8.05에 불과하다.
최근 나균안이 기대 이상의 피칭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롯데로서는 결국 감보아가 잘해줘야 승리를 따낼 수 있다. 하지만 감보아마저 제구 난조로 패배하면서 롯데는 이제 선발진의 믿을 구석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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