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아라비아는 용병 수가 어마어마하다. ACL 나가는 팀이면 용병 제한 풀어야 한다."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챔피언스리그2(ACL2)'에 참가하는 K리그 4개팀 미디어데이가 진행됐다. K리그를 대표해 울산 HD, 강원FC, FC서울, 포항 스틸러스가 대회에 나선다.
이날 4팀 감독은 K리그 외국인 제도에 따른 ACL 경쟁력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마이크를 든 신태용 감독은 또렷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해 용병 쿼터 수를 풀어야 한다. 그래야 ACL에 나가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용병 수가 어마어마하고 조호르(말레이시아)는 스페인 위주로 용병이 구성됐다. 리그서 4명이 뛰는 건 알겠지만 ACL 나가는 팀이면 용병 제한을 풀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태용 감독은 2010년 성남 일화 천마를 이끌고 ACL을 제패한 바 있다. 하지만 15년이 지난 지금 ACL 판도는 확연히 달라졌다. 사우디를 비롯해 카타르 등 중동팀들이 오일머니를 앞세워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전력이 급상승했다. 반면 과거 강세였던 K리그팀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돈 있는 구단은 좋은 선수를 쓸 것이고 재정이 어려운 구단은 사정에 맞게 선수를 뽑아와서 잘 활용하면 상위 구단과 비즈니스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일본도 이렇게 한다. 우리도 용병 쿼터를 풀어야 한다. 리그 제한은 형평성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ACL이라도 풀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시즌 ACLE는 알 아흘리(사우디)가 우승했고, 알 힐랄(사우디)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비기고, 맨체스터 시티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8강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과거에는 제물로 여겼던 동남아 팀들도 전력이 강해져 쉽게 이길 수 없는 팀이 됐고, 원정은 더욱 까다로워졌다.
현재 K리그1은 팀 당 외국인 선수 보유가 6명, 리그 경기는 4명을 보낼 수 있다. 베스트11을 외국인 선수로 채우는 중동팀들과 경기력 차이가 큰 것은 당연하다. 이에 신태용 감독도 용병 수 제한을 풀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신태용 감독은 "내가 선수와 감독 모두 우승을 경험했는데 과거엔 중동, 일본이 지금처럼 외국인 선수에 투자를 안 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보다 10배 이상 투자하고, 우리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신태용 감독은 ACL을 리그와 이원화와 로테이션을 잘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K리그1 우승팀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울산은 K리그1에선 3연패에 빠지는 등 8위(승점 34)로 처져있다. 파이널A 진출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신태용 감독은 "우리가 리그에서 성적이 안 좋은데 ACL이 버겁지만 지난해 아쉬움을 달래고 선수 때 감동을 느끼도록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리그 3연패 등 성적이 좋지 않다. 파이널 A에 가기 위해선 리그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ACL에서 결과를 만들면 리그 스테이지를 통과할 수 있을 것 같다. 상위 스플릿 진출까지 리그에 초첨을 더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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