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단의 표심은 난공불락의 면모를 뽐낸 앤더스 톨허스트(LG 트윈스)에게 향했지만 팬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송성문(29·키움 히어로즈)이 생애 첫 월간 최우수선수(MVP) 감격을 누렸다. 여기에는 소중한 한 표의 힘이 포함돼 있었다.
송성문은 9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LG 트윈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KBO에서 공식적으로 이렇게 월간 MVP가 되는 게 처음인데 10개 구단 투수와 타자를 통틀어 받은 상이라 더 뜻깊고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성문은 8일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8월 월간 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총 35표 중 10표(28.6%), 팬 투표 43만 9635표 중 21만 4296 표(48.7%)로 총점 38.66점을 받아, 기자단 투표 17표, 팬 투표 7만 1391표로 총점 32.41점을 기록한 LG 톨허스트를 제쳤다.
송성문은 압도적인 8월을 보냈다. 한 달 동안 안타(42개), 득점(28개), 장타율(0.726)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고 타율(0.396) 2위, 출루율(0.463) 3위에 올랐다. 홈런(8개)에서도 4위, 타점(22개) 5위를 대부분 타격 지표에서 상위권을 장식했다. 도루도 6개를 보태며 전방위적인 활약을 펼쳤다.
지난달 15일 고척 KT전에선 시즌 20홈런을 완성하며 데뷔 첫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기도 했다. 7일 현재 시즌 타율 0.314(9위), 안타 161개(2위), 홈런 24개(공동 6위) 도루 23개(공동 11위) 등 공격 지표에서 고루 상위권에 위치하며 시즌 MVP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도루에서도 20도루 이상 선수 중 가장 높은 92%의 성공률로 키움에 없어서는 안 될 보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송성문은 키움과 비FA 다년계약으로 6년 120억원 대형 계약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수상은 아니었다. 경쟁자의 활약도 매우 눈부셨기 때문이다. 8월에 LG 대체 선수로 합류한 톨허스트가 4경기에서 25이닝 4승 무패 평균자책점(ERA) 0.36으로 완벽한 활약을 펼쳤던 것.
기자단 투표에선 톨허스트가 우위를 점했으나 송성문은 팬 투표에서 톨허스트의 3배 가량의 득표로 판을 뒤집었다.
송성문은 "사실 팬 투표가 많이 벌어져서 예상했다. 사실 저도 투표하러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솔직하게 사는 것"이라며 "비고란에 성적이 많이 올라와 있었고 많은 분들이 뽑아주셔서 받을 수 있겠다는 기대는 했다"고 고백했다.
솔직함과 유쾌함이 묻어나는 송성문 특유의 답변이다. 그만큼 스스로도 자신의 8월 활약에 만족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렇게 한 달을 잘 보냈구나 싶어 놀라기도 했다. 너무 정신없이 이벤트들이 많았던 한 달이어서 생각보다 길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무더위와 시즌이 막판으로 향하며 체력적 부담도 커지던 상황이기에 더욱 놀라운 상승세다. 주장으로서 3년 연속 최하위 팀을 이끄는 마음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송성문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오히려 더 좋은 성적을 거뒀던 것 같다"며 "좋다고 해서 거기에 취해 있지도 않고 매 경기, 매 타석 팀이 더 강해지길 바라며 최선을 다한 한 달이었다. 그래서 성적이 이렇게 좋은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희망하고 있는 송성문에겐 월간 MVP와 20-20 등을 각각 이정후(샌프란시스코)와 김하성(애틀랜타) 이후로 키움에선 오랜 만에 자신이 이어 받은 것이라 더욱 감회가 남다르다. "너무 대단한 형과 동생 다음으로 달성하고 수상해 뿌듯하고 더 영광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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