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시 명불허전이다. 김하성(30)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이적한 뒤 처음으로 3안타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볼넷 1개까지 포함하면 4출루 맹활약이었다. 김하성을 방출시킨 탬파베이 레이스는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내년 시즌이 끝난 뒤 '1억 달러(한화 약 1388억원)' 잭폿을 터트리는 것도 결코 꿈이 아닐 것이다.
김하성은 15일(한국 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펼쳐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2025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경기에 5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 4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날 경기를 마친 김하성의 올 시즌 성적은 35경기에 출장해 타율 0.238(122타수 29안타) 3홈런, 2루타 3개, 11타점 8득점, 11볼넷 29삼진, 6도루(2실패), 출루율 0.309, 장타율 0.336, OPS(출루율+장타율) 0.645가 됐다.
애틀랜타 이적이 신의 한 수가 되는 모양새다. 김하성은 이전 소속 팀인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24경기에 출장해 타율 0.214, 2홈런 5타점, OPS 0.611의 성적을 올렸다. 그런데 9월 2일 애틀랜타 이적 후 김하성은 11경기에서 타율 0.289, 1홈런 6타점, OPS 0.717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김하성은 2회 선두타자로 나선 첫 타석부터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상대 선발 프램버 발데스의 커브를 공략했다. 빗맞은 타구는 1루 파울 라인을 타며 짧게 굴러갔다. 이를 발데스가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면서 김하성이 출루에 성공했다. 이어 마르셀 오수나의 볼넷, 마이클 해리스 2세의 뜬공 때 3루에 안착한 뒤 샌디 레온의 내야 땅볼 때 득점했다.
두 번째 타석도 안타였다. 3회말 2사 1루 기회에서 우전 안타를 쳐냈다. 5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는 무사 1, 3루 찬스에서 중견수 방면 적시타를 때려냈다. 김하성의 3안타 경기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이던 지난해 7월 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다. 6회는 좌익수 플라이 아웃. 8회에는 볼넷을 골라내며 4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특히 김하성은 수비에서도 돋보이는 장면을 보여줬다. 3회초에는 1사 1, 3루에서 카를로스 코레아의 타구가 다소 불규칙 바운드로 튀었지만 잘 잡아냈다. 이어 2루 베이스를 밟은 뒤 기민하게 1루로 송구하며 깔끔한 더블플레이로 연결했다. 수술한 어깨 역시 이제 건강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결국 애틀랜타는 김하성의 활약을 앞세워 8-3으로 승리, 4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김하성의 좋은 활약에 현지에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이날 "탬파베이에서 방출 후 애틀랜타에 합류한 김하성이 타격에서도 가능성을 증명했다"면서 "김하성이 내년 시즌 옵션을 행사할 경우, 애틀랜타에 잔류할 수 있다. 여기에 구단이 연장 계약을 제안할 수도 있다. 브라이언 스닛커 감독도 그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며 치켜세웠다.


이어 "올 시즌 내내 애틀랜타는 키스톤 콤비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그 해답으로 오지 알비스와 김하성이 떠오르고 있다. 일단 애틀랜타는 현실적으로 올 시즌보다 내년 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이에 알비스와 함께 김하성이 내년에도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고 뛴다면, 키스톤 콤비에 관한 고민을 떨쳐버릴 수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
과연 김하성이 내년 시즌에도 애틀랜타에 남을 것인가. 일단 결정권은 김하성이 쥐고 있다. 바로 옵트 아웃(계약 기간 도중 FA 권리 행사 등으로 인한 계약 파기)을 실행할 수 있는 조항이 앞서 탬파베이와 계약 조건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애틀랜타로 이적했지만, 이 계약 조건은 그대로 유지된다. 김하성은 이번 시즌을 마친 뒤 남은 계약을 파기한 채 FA 시장에 나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반면 옵트아웃 조건을 발동하지 않을 경우, 1600만 달러(한화 약 222억원)를 받은 뒤 1년 더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다.
김하성은 2023시즌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면서 가치 있는 FA 매물로 급부상했다. 당시 미국 현지에서는 1억 달러 전망까지 나왔다. 무엇보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수비력을 자랑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유격수와 2루수, 3루수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게 최고 장점이다.
지난해 11월에도 미국 매체 ESPN은 "29세라는 김하성의 젊은 나이를 고려해 볼 때, 1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FA"라며 호평했다. 하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인해 일단 FA 잭폿은 다음으로 미뤄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장 올해 경기 수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렇게 계속해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내년 시즌 그 이후의 대우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건강함을 증명하고, 이토록 맹위를 떨친다면 다시 1억 달러 초대박을 터트리는 게 결코 꿈이 아닌 이유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