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시즌 창원 LG 세이커스의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주역인 칼 타마요(24)가 여전한 기량을 뽐냈다.
LG는 21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CC 이지스와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오픈 매치에서 76-67 승리를 거뒀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6차전(5월 15일) 이후 처음으로 창원에서 공식전이 열린 가운데, 시범경기격인 오픈 매치임에도 무려 3010명의 관중이 찾아와 응원전을 펼쳤다. 그리고 LG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양준석, 유기상 등 토종 선수들이 국가대표에 다녀온 후 조금씩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LG는 이날 이른바 '타마레이'라 불리는 타마요와 아셈 마레이가 맹활약을 펼쳤다. 마레이는 15득점 11리바운드, 타마요는 22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날 타마요는 KCC의 골밑을 흔들면서 득점을 이어갔다. 포스트업으로 본인이 찬스를 만들거나, 바깥으로 빼주면서 동료들의 3점슛 찬스를 만들어줬다. 3점슛 성공률 0%, 자유투 성공률 40%로 슛 자체가 좋았던 건 아니지만, 적극적 공격을 통해 많은 득점을 올려줬다.
KCC 선수들은 좀처럼 타마요를 제어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민감할 수 있는 장면도 나왔다. 4쿼터 종료 7분 20여 초를 남기고 타마요가 리바운드를 하는 과정에서 KCC 나바로가 파울을 범했다. 그런데 김훈이 타마요의 허벅지를 치면서 두 선수가 험악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재빨리 주위에서 말리며 큰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타마요는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고, 김훈은 U파울을 받으며 앞선 테크니컬 파울과 합쳐 퇴장됐다. 두 선수는 이후 악수를 나누면서 갈등을 정리했다.

해프닝을 딛고 승리를 차지한 타마요는 "좋은 연습이 된 것 같다. 좋은 팀과 첫 경기를 했는데 수정할 것도 있지만 그런 것 때문에 좋은 연습이 됐다고 생각하고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오픈 매치 첫 승을 거둔 소감을 전했다.
유기상과 양준석이 태극마크를 달고 왔지만, 타마요 역시 필리핀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정신 없는 비시즌을 보냈다. 그는 "몸 상태는 굉장히 좋다. 스트렝스 코치 두 명이 잘 관리해줘서 몸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연습경기와 오픈 매치가 하나씩 있는데 그걸 치르면 더 좋은 몸 상태가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LG와 KCC가 대결을 하면 타마요는 같은 포워드인 최준용과 매치를 하게 된다. 타마요는 "최준용은 어른스럽고 베테랑이고 경험도 많다. 성숙한 농구를 하는 선수"라고 말하며 "최준용과 경기를 하면 철저한 준비를 한다. 오늘도 좋은 경기를 했다"고 했다.
4쿼터 김훈과 충돌 상황에 대해서는 "연습경기 중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아직 비시즌이니까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타마요는 "나도 치열한 경쟁을 좋아한다. 시즌을 치러가면서 좀 더 성숙한 사람이 되도록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LG에 입단한 타마요는 그동안 가드가 주류를 이뤘던 아시아쿼터에서 케빈 켐바오(소노)와 함께 포워드 포지션에서 성공신화를 이뤘다. 2024~25시즌 3라운드 MVP를 수상했고, 시즌 후에는 베스트 5에도 선정됐다. SK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평균 15.6득점을 올리며 우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우승의 기쁨은 이미 과거가 됐다. 타마요는 "작년에 우승했지만 이미 끝났고, 새로운 챕터가 왔다. 지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챔피언을 위해 다같이 노력해야 하고, 새로운 트로피 가져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각오를 전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