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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준 게 없다" 고교 25이닝 ERA 5.40 좌완, 어떻게 2라운드에 한화 선택받았나

"보여준 게 없다" 고교 25이닝 ERA 5.40 좌완, 어떻게 2라운드에 한화 선택받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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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기자
북일고 강건우.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북일고 강건우.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천안 북일고 좌완 강건우(18)가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으며 2026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 이글스의 2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한화는 지난 17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털 볼룸에서 열린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3순위에서 북일고 좌완 강건우를 선택했다. 1라운드부터 유신고 중견수이자 청소년 국가대표팀 주장 오재원(18)을 선택해 혼란을 줬던 한화는 2라운드에서도 관계자들의 예상을 빗나가는 지명으로 좌중에 놀라움을 안겼다.


한화로서는 3년 연속 2라운드 좌완이다. 2024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1번으로 장충고 좌완 조동욱(21), 지난해 세광고 좌완 권민규(19)에 이은 것이다. 강건우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기준 키 191㎝ 몸무게 90㎏으로 큰 체격에 부드러운 투구폼이 매력적인 좌완이다. 건장한 신체조건에 준수한 슬라이더 그리고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2년 전 조동욱 지명과 유사성을 띤다.


강건우의 2라운드 지명은 쉽게 점쳐지지 않았다. 강건우는 부상 및 부진을 이유로 고교 통산 성적이 14경기 0승 2패 평균자책점 5.40, 25이닝 20사사구(14볼넷 6몸에 맞는 공) 20탈삼진으로 좋지 못했다. 그 탓에 "보여준 것이 없다"는 이유로 3라운드 내 지명이 쉽게 점쳐지지 않았다. 더욱이 올해 손아섭 트레이드로 3라운드 지명권이 없었던 한화에 이번 2라운드가 더욱 가치가 높았던 만큼 전체 13순위는 확실히 빠르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한화는 확실한 기조를 갖고 강건우를 선택했다. 드래프트 직후 한화는 "구단은 지난해 말부터 세워둔 계획에 따라 원했던 지명을 완료할 수 있어서 매우 만족스럽다. 주력이 우수하고 감각이 좋은 야수 자원과 팀에 부족한 좌완 투수 자원을 우선 보강하겠다는 기본 전략으로 드래프트에 임했다. 실제 상위 라운드에서는 팀에 부족한 외야 자원과 좌완 투수를 보강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건우를 두고는 "우수한 체격 조건으로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북일고 좌완 강건우를 2라운드에 지명했다. 강건우는 최고 시속 140㎞ 후반대 직구를 보유하고, 간결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궤적이 좋다"고 설명했다.


북일고 강건우.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북일고 강건우.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주목할 건 성장 잠재력과 간결한 투구폼이다. 강건우 정도의 신체조건에 간결한 혹은 부드러운 투구폼이라는 평가가 나오긴 쉽지 않다. 실제로 강건우는 1학년부터 크게 성적으로 보여준 것이 없음에도 KBO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끌었다. 한 KBO 스카우트 A는 올해 초 스타뉴스에 "강건우는 보여준 건 많이 없는데 투구폼이 워낙 좋다. 직구와 슬라이더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KBO 스카우트 B 역시 "강건우는 많은 경기에 나서지 않아 부상이 있는 건 아닌지 염려된다. 하지만 큰 키에 유연한 투구폼을 가지고 있어 잠재력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190㎝에 달하는 큰 키에 최고 시속 146㎞까지 나오는 좌완이 유연성까지 갖췄다면 이는 상위 라운드 지명에 적합한 유망주가 된다. 특히 올해는 좌완 투수 수준이 예년보다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아 최요한(18·용인시 야구단), 박준성(18·인천고)을 제외하면 3라운드 내 지명을 보장하기 어려웠다. 그런 상황에서 좌완이 필요한데 3라운드 지명권조차 없는 한화가 좌완 톱3 중 가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는 강건우를 일찍 지명하지 않았다면 놓칠 가능성이 컸다.


드래프트 후 스타뉴스와 만난 강건우는 "이 순번에 뽑힐 거라곤 전혀 예상 못했다. 우리 학교가 한화의 지원도 많이 받다 보니 이글스에 정말 가고 싶었는데, 이렇게 높은 순번에 뽑혀 정말 꿈만 같고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롤모델은 류현진 선수였다. 엄청나게 크실 것 같은 데 가서 많이 배우고 싶다. 문동주 선배님도 만나보고 싶고, 프로에서는 LG 박해민 선수를 상대하고 싶다. 콘택트도 잘하시고 번트도 잘 대셔서 오히려 만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부족했던 고교 성적에는 변명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기간 갈고 닦은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로 반전 활약을 꿈꿨다. 강건우는 "1학년 때 관리가 소홀해서 부상을 당했다. 그때의 경험으로 몸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고 정말 많이 배웠다. 난 키가 크고 부드러운 폼을 가져서 긴 이닝을 끌고 갈 수 있는 투수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1군 선발 자원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북일고 강건우가 지난 17일 2026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의 2라운드 지명을 받고 스타뉴스와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북일고 강건우가 지난 17일 2026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의 2라운드 지명을 받고 스타뉴스와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한편 한화는 이번 신인드래프트에서 라운드에 맞게 전략을 잘 짰다. 예년보다 선수 풀이 아쉬운 상황에서 중간 순번에서는 확실하게 강점이 있는 선수들을 골랐다. 한화는 "중위 라운드에서 경성대 우투좌타 내야수 최유빈을 비롯해 경북고 내야수 권현규, 라온고 좌완투수 하동준까지 우수한 야구 센스를 갖춘 야수와 좌완 투수를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라운드 최유빈은 1군 즉시 활용이 가능한 선수다. 주력이 장점으로, 강한 어깨와 준수한 수비력 보유하고 있다. 5라운드 권현규는 고교 최상위급 수비력을 보유했다. 향후 근력 향상 시 주전급 유격수 성장할 수 있다. 6라운드 하동준은 현재 마른 체형이지만, 임팩트 있는 직구를 보유해 향후 체격 향상 시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나머지 라운드에서는 구위형 투수 육성, 우수 야수 확보에 집중했다. 한화는 "7라운드 여현승은 투심 패스트볼이 장점으로, 최고 시속 150㎞ 직구를 보유한 우완 투수다. 8라운드 김준수는 공·수·주 밸런스가 좋은 유격수 자원, 9라운드 이재환은 빠른 주력과 강한 어깨 장점으로 향후 우수한 외야수로서 성장이 기대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10라운드 박주진은 우수한 펀치력을 보유한 선수로, 콘택트 능력 향상 시 파워히터로서 성장할 수 있다. 11라운드 황희성은 현재 팔꿈치 수술을 했지만, 빠른 팔 스윙과 감각이 좋은 변화구를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를 마쳤다.


2026 KBO 신인드래프트 한화 이글스 지명 선수 명단.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2026 KBO 신인드래프트 한화 이글스 지명 선수 명단.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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