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규시즌 1위까지 매직넘버를 단 하나 남겨둔 LG 트윈스 염경엽(57) 감독이 홀로 마음 졸였던 전날밤을 돌아봤다.
염경엽 감독은 2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릴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를 앞두고 "어제(27일) 정말 말은 못하고 전전긍긍하면서 경기했다"라고 27일 경기를 복기했다.
전날(27일) LG는 한화에 9-2 승리를 거두고 정규 1위를 위한 매직넘버를 2개 삭제했다. 2위 한화에 다시 3.5경기로 앞서게 된 LG는 남은 3경기에서 무승부 하나만 추가해도 2년 만의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할 수 있다.
승리 전까지 LG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아있었다. 26일 시리즈 첫 경기에서 노시환의 주루에 한화에 1-4 역전패했기 때문. 더욱이 당시로서는 28일 한화 선발이 '17승 에이스' 코디 폰세로 예고됐었기에 27일 경기를 잡지 못했다면, 한화의 역전 우승 시나리오가 작성될 수 있었다.
하지만 LG 타선이 1회 한화 마운드를 난타하면서 염경엽 감독의 입가에도 미소가 돌기 시작했다. LG는 문동주 상대로 홍창기와 오스틴 딘이 안타로 출루했고, 김현수, 문성주, 구본혁이 연속 적시타로 점수 차를 벌렸다. 폭투에 박동원의 좌월 투런포가 나오면서 LG는 6-0 리드를 잡았다. 타자 일순해 홍창기가 다시 안타를 치자, 문동주는 끝내 1회도 마치지 못하고 ⅔이닝 8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탈삼진 6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LG 마운드에서는 우승 청부사로 기대하고 데려온 앤더스 톨허스트가 6이닝 5피안타 1사사구 7탈삼진 2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압도했다. 이후 오스틴이 시즌 31호 포, 8회 2사 만루에서 문성주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LG는 웃을 수 있었다.

이때를 돌아본 염경엽 감독은 "선수들에게 전날(26일) 경기가 엄청 타격이 컸다. 이번 시리즈에서 정말 중요한 경기였는데 그렇게 됐다"며 "내 인생이 편한 적은 없었지만, 역시 쉽지 않다고 생각됐다. 밤새 잠도 못 잘 정도로 분위기를 어떻게 바꿔야 하나 고민했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그러면서 충격적인 기억을 스스로 이겨낸 제자들을 칭찬했다. 염 감독은 "그래도 선수들이 잘해줬다. 지난 3년간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멘탈적으로 많이 강해졌다는 걸 느꼈다. 엄청 쫓길 수 있는 상황이었고, 어제 경기를 넘겨줬으면 분위기도 내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만큼 중요한 경기인데, 1회부터 6점을 뽑은 게 굉장히 컸다. 팀 전체에 여유를 만들어줬고 나와 선수들의 부담을 줄여줬다"고 미소 지었다.
앞선 두 경기 모두 선발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은 것에 의의를 뒀다. 26일 첫 경기에서도 한화 류현진이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 LG 요니 치리노스가 6⅓이닝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맞불을 놨다.
염경엽 감독은 "이번 시리즈에서 선발 싸움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2023년과 (로스터) 장·단점을 비교했을 때 중간이 약한 편이다. 선발이 무너지면 포스트시즌이든 한국시리즈든 성적을 낼 수 없다고 봤다"고 짚었다.
이어 "이번 3연전 선발 싸움이 포스트시즌에 영향을 미칠 거라 봤는데, 선수들이 더 큰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내 바람대로 치리노스, 톨허스트가 한화 타선을 6회까지 완벽하게 봉쇄했다. 가을야구에 가도 선발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승산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경기들이었다. 불안함보다는 긍정적인 요소를 가지고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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