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의 마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KT가 시즌 최종전에서 극적으로 무승부를 만들며 실낱같은 포스트시즌(PS) 진출 가능성을 이어갔다.
KT는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 및 시즌 최종전에서 한화와 연장 11회 승부 끝에 6-6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KT는 71승 5무 68패(승률 0.51079)로 70승 6무 67패(0.51095)의 NC 다이노스와 승차 없이 승률에서 밀린 6위를 유지했다. 모든 경기를 마친 KT의 남은 경우의 수는 이날 우천 취소돼 4일로 밀린 창원 경기에서 NC가 패배하는 것뿐이다. NC는 16승 에이스 라일리 톰슨을 내세워 김광현이 선발로 나선 SSG 랜더스를 제압해야 한다.
KT로서는 연장 10회말이 두고두고 아쉬울 법했다. 6-6으로 맞선 10회말 1사에서 김민혁이 사구로 출루했고 안현민이 땅볼 타구와 상대 실책이 겹쳐 추가 진루해 1사 2, 3루가 됐다. 하지만 유준규의 스퀴즈 번트가 실패로 돌아가고 3루주자 김민혁이 런다운에 걸리면서 상황이 꼬였다. 김민혁은 아웃되지 않으려 3루로 귀루했고, 그 사이 3루에 도달했던 안현민은 다시 2루로 귀루하는 과정에서 아웃돼 허무하게 이닝이 끝났다. 만약 KT가 이겼다면 NC가 무승부를 거뒀어도 KT가 5위가 되는 경우의 수가 만들어질 수 있었으나, 스스로 그 기회를 날렸다.


우위로 생각했던 선발 싸움에서 밀린 것이 컸다. KT 오원석은 ⅓이닝 동안 삼진 없이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5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전역 후 이날이 2025시즌 1군 첫 등판이었던 한화 박준영은 5이닝 3피안타 6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백업 선수들로 꾸렸음에도 한화가 KT에 밀리지 않았다. 한화는 최인호가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황영묵이 5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고, 이원석과 이도윤이 각각 멀티히트로 도왔다. KT는 안현민이 5타수 3안타 1타점, 김민혁이 4타수 2안타, 앤드류 스티븐슨이 4타수 1안타 2타점으로 맞불을 놨다.
한편 KT는 이날 1만 8700명의 만원관중을 동원하며 2025시즌 총관중을 97만 941명에서 마무리했다. 단일 시즌 최다 관중으로, 구단 최다 매진과 연속 매진 기록도 모두 갈아치웠다. 올해 KT는 24번의 만원관중을 동원했고, 7월 18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8월 10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9경기 연속 매진에 성공했다.
이날 한화는 이원석(중견수)-권광민(1루수)-최인호(좌익수)-노시환(3루수)-이진영(지명타자)-이도윤(유격수)-김태연(우익수)-허인서(포수)-황영묵(2루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박준영.
이에 맞선 KT는 허경민(3루수)-김민혁(좌익수)-안현민(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황재균(1루수)-장성우(포수)-앤드류 스티븐슨(중견수)-김상수(2루수)-장준원(유격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오원석.

부담을 훌훌 털어버린 한화 타자들이 오원석을 시작부터 난타했다. 1회 선두타자로 나선 이원석이 오원석의 초구를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권광민이 우익선상 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들었고, 최인호가 우월 스리런포를 터트렸다.
오원석은 노시환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가까스로 첫 아웃 카운트를 잡았다. 하지만 이진영에게 볼넷을 주고 이도윤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패트릭 머피와 조기 교체됐다.
이틀 만에 등판한 패트릭도 좋지 않았다. 김태연은 패트릭의 초구를 공략해 우전 1타점 적시타를 쳤고 황영묵이 다시 우익선상 2타점 적시타로 6-0을 만들었다. 결국 타자 일순해 이원석에게 안타를 맞고 권광민을 2루 뜬공으로 돌려세우고서야 한화의 파상 공세가 멈췄다.
반대편의 박준영은 좋지 않은 제구에도 꿋꿋하게 버텨냈다. 1회 김민혁과 안현민에게 볼넷 두 개를 줬으나, 강백호와 황재균을 각각 뜬공 처리하며 끝냈다. 4회에는 황재균, 장성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기도 했다.
5회말이 박준영에겐 가장 큰 위기, KT에는 빅 찬스였다. 선두타자 김상수가 볼넷, 대타 이정훈이 중전 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들었다. 허경민이 중견수 희생플라이 1타점을 올렸고, 김민혁이 우익수 뜬공 처리됐다.
안현민이 좌전 안타, 강백호가 볼넷으로 만들었고 황재균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을 더 만회했다. 그러나 박준영의 직구 5개를 장성우가 그대로 지켜보며 삼진당하면서 KT가 역전 기회를 날렸다.
하지만 가을야구를 향한 KT의 의지도 강했다. 대타 이호연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허경민이 땅볼타구로 그 자릴 대신했다. 김민혁이 중전 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들었고 안현민이 우전 1타점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했다. 뒤이어 강백호도 중전 1타점 적시타로 추격 분위기를 살렸다. 황재균의 땅볼로 2아웃이 됐지만, 장성우가 사구로 나가며 2사 만루가 됐다. 여기서 스티븐슨이 좌익수 쪽으로 2타점 적시타를 치면서 마침내 경기는 6-6 동점이 됐다. 김상수가 몸에 맞는 공, 이호연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연장전으로 향했다.
KT는 연장 10회말 아쉬운 주루 플레이로 허무하게 승리 기회를 놓쳤다. 연장 11회말에는 황준서를 상대로 득점을 뽑지 못하면서 승리를 거두는 데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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