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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때, 스무 살인데" 이런 패기를 봤나! LG 우승 만들어준 그 루키 포수,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창원 현장인터뷰]

"뭐 어때, 스무 살인데" 이런 패기를 봤나! LG 우승 만들어준 그 루키 포수,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창원 현장인터뷰]

발행 :
창원=양정웅 기자
SSG 이율예가 4일 창원NC파크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고등학교 시절부터 특급 유망주 포수로 주목받았지만, 이 정도로 임팩트를 보여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루키' 이율예(19·SSG 랜더스)가 본인도 놀랄 시즌 마무리를 보여주고 있다.


이율예는 중리초(함안리틀)-원동중-강릉고 졸업 후 2025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SSG 랜더스의 지명을 받았다. 1학년 때부터 태극마크를 달았고, 지난해 제8회 이만수 포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올해 주로 2군에서 담금질을 한 이율예는 퓨처스리그 52경기에서 타율 0.333(120타수 40안타), 8홈런 25타점 31득점, 출루율 0.494 장타율 0.592, OPS 1.086으로 빠르게 프로 적응을 마쳤다. 8월까지 두 차례 1군 무대를 밟았던 그는 9월 확장 엔트리와 함께 본격적으로 1군에 올라왔다.


그리고 이율예는 연이어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지난달 20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8회말 김유성을 상대로 좌월 3점 홈런을 터트리면서 프로 세 타석 만에 나온 안타를 대포로 장식했다.


하지만 이는 예고편에 불과했다. 지난 1일 홈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는 7회 대타로 나온 후, 4-5로 뒤지던 9회말 김서현을 상대로 역전 끝내기 투런을 터트렸다. 이로써 LG 트윈스의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되는 등 순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한방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음날 광주 KIA전에서는 선발로 나와 4번째 타석에서 좌월 2점 홈런을 만들었다. 첫 안타 3개가 모두 홈런이었다.


SSG 이율예가 1일 인천 한화전에서 9회말 끝내기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이숭용 SSG 감독은 이율예에 대해 "안타는 안 치고 홈런만 치기도 쉽지 않은데, 3개 다 홈런이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스윙 자체가 파워풀하고 망설임이 없어서 참 좋다"고 얘기했다.


최근 스타뉴스와 만난 이율예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열심히 1군과 2군에서 잘 준비했는데, 그런 게 나온 것 같아서 좀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순위가 확정되면 경기에 나올 것 같아서 그것만 바라보고 준비했다. 이렇게 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그래도 '준비 잘했구나, 포기하지 않길 잘했다'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첫 안타부터 홈런으로 기록한 후 "그 이후 긴장감이 풀렸다. 자신감을 얻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한 이율예. 이어진 2호 홈런에 대해서는 "내 차례까지 올 줄은 몰랐다. 앞에서 (현)원회 형도 홈런을 치고 (정)준재 형도 볼넷으로 나가며 잘 이어졌다. 마침표가 나라는 게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고 워낙 공이 좋아서 빠른 볼 하나만 노렸다"고도 전했다.


당시 이율예는 화끈한 '빠던(배트 플립)'을 보여주며 화제를 모았다. 그는 "솔직히 바로 뛰었어야 했다. 나도 모르게 나온 건데,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고백했다. 그는 "넘어갈 줄은 알았는데 생각보다 높이 떴다. 좌익수가 잡으려고 하길래 '제발, 제발' 했는데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SSG 이율예가 1일 인천 한화전에서 9회말 끝내기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이 홈런으로 한화의 2위가 확정됐고, LG는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에 이율예의 유니폼 마킹이 품절되고, 그의 이름으로 기부가 이뤄지는 등 LG 팬들의 인기를 끌었다. "엄청 좋아해주시긴 하더라"라고 말한 그는 "그걸 생각 못하고 있었는데, 홈런 치거 라커 들어오니 '순위 결정났다'고 하셨다. 좋아해주시니 얼떨떨하다"고 웃었다.


이율예의 홈런이 화제가 되자 이 감독은 걱정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율예도 부담스러울 거다"라며 "자칫 잘못하면 힘이 들어갈 수도 있다"고 얘기했다. 본인 역시 "KIA전 때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더라. 그래서 실수도 했다"고 밝혔다. 그래도 오준혁 코치가 "넌 힘이 있어서 맞으면 멀리 간다"고 조언했고, 덕분에 시즌 3호 홈런이 나오게 됐다.


SSG가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가운데, 이숭용 감독은 "이율예와 현원회 둘 다 (포스트시즌에) 안 가진 않을 거다"라고 말했다. 엔트리 포함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이율예는 "경험도 많이 되고 성장할 것 같다. 그런 분위기를 느끼기 쉽지 않을 것 같으니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제 막 프로에서 첫 발을 뗀 이율예지만, 확실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경기장 나가서 긴장할 바에는 '그냥 붙자' 이런 생각이 크다. 나중에 연차가 쌓이면 모르지만 '뭐 어때. 이제 20살인데'라는 생각이 강하다"며 "결과가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그래서 후회 없이만 하자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SSG 이율예가 1일 인천 한화전에서 9회말 끝내기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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