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tarnews

이것이 '왕조 DNA'인가, 김헌곤 천금의 3루 도루→과감한 홈 쇄도→'1안타 승리' 이끌었다... "단기전은 과감한 게 중요"

이것이 '왕조 DNA'인가, 김헌곤 천금의 3루 도루→과감한 홈 쇄도→'1안타 승리' 이끌었다... "단기전은 과감한 게 중요"

발행 :

대구=양정웅 기자
삼성 김헌곤(오른쪽)이 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8회말 3루 도루를 성공했다.

'왕조의 마지막 유산'이 탈락 위기의 팀을 구해냈다. 김헌곤(37·삼성 라이온즈)이 결정적인 도루로 침묵하던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김헌곤은 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2선승제)에서 팀의 9번 타자 겸 좌익수로 출전했다.


전날 열린 1차전에서는 벤치에서 시작한 김헌곤은 이날 스타팅 기회를 받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하위타순에 변화가 있다. 좌투수를 만나 타선이 답답한 흐름이다. 새로운 선수가 새로운 활약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변화를 줬다"고 밝혔다.


이날 김헌곤은 첫 두 타석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팀 타자 중 1회말 공격에 유일하게 나오지 않았던 그는 2회말 선두타자로 나왔다. 하지만 NC 선발 로건 앨런의 공 3개를 그냥 지켜보며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어 5회에는 3루 쪽 잘 맞은 타구를 날렸으나, 3루수 글러브에 잡히면서 땅볼로 아웃됐다.


하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짜릿한 장면을 연출했다. 8회말 첫 타자로 나온 김헌곤은 NC 3번째 투수 손주환에게 볼넷으로 골라 출루했다. 이어 이재현의 희생번트로 2루까지 진루하며 득점권 주자가 됐다.


김성윤 타석에서 투수가 하준영으로 바뀐 가운데, 김헌곤은 2구째가 들어가는 순간 기습적으로 3루 도루를 시도했다. 투수가 발을 들기도 전에 스타트를 끊었고, 포수가 공을 잡았을 때는 이미 ⅔ 넘게 지나온 시점이었다. 진루에 성공한 그는 이종욱 3루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환호했다.


삼성 김헌곤(오른쪽)이 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8회말 김성윤의 희생플라이 때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그리고 이는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됐다. 김성윤은 5구째 바깥쪽 슬라이더를 툭 밀어쳐 좌익수 뜬공을 만들었다. 그 사이 김헌곤이 홈으로 파고들면서 삼성은 한 점을 추가했다. 비디오 판독에서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날 삼성은 1회 안타 하나와 볼넷 4개를 묶어 2점을 올렸지만, 이후 단 한 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다. 하지만 김헌곤이 결정적인 주루플레이를 보여주며 쐐기점을 올렸고, 결국 3-0으로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행을 확정했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1안타만 치고 승리한 건 삼성이 처음이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정말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김헌곤 선수가 헌신했고, 악착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 게 팀 분위기를 살렸고, 1안타에 3점을 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김헌곤은 "내가 했다기 보다 훈련 때 이종욱 코치님과 정말 수없이 연습했다"며 "코치님이 오늘 '자신있으면 사인을 달라'고 하셔서 바로 사인을 드렸고, 코치님도 '오케이, 가보자'고 했다"며 "코치님이 정말 많이 준비해 주셨는데 다행히 중요한 순간에 성공해서 기분이 좋았다. 코치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미리 준비를 했다고 해도, 8회 2점 차에서 3루를 훔치는 건 보통 용기로는 어렵다. 김헌곤은 "단기전은 좀 더 과감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가 리드 중이었기에 더 과감하게 할 수 있었다"고 얘기했다.


삼성 김헌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헌곤은 "(희생플라이 때) 무조건 살아야 되는데 다리가 생각보다 너무 안 나가더라. 바닥에 진흙이 너무 붙어 있으니까 모래주머니 찬 것처럼 됐다"며 "내 마음은 두세 발 앞으로 갔는데 몸이 안 나가더라"고 했다. 그는 "살아서 다행이다"라며 "내 발을 너무 믿으면 안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입단한 김헌곤은 삼성 야수 중 가장 팀에 오래 남아있는 선수다. 2010년대 초반 '삼성왕조' 멤버 중 아직도 남은 타자는 김헌곤이 유일하다. '왕조 DNA'를 가진 선수라도 해도 무방하다.


2023년 1군 단 6경기에 나오며 선수생활에 위기가 왔던 김헌곤은 지난해 타율 0.302를 기록하며 반전을 이뤄냈고,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여했다. 올 시즌에는 백업 역할을 소화하며 베테랑으로서 기여했다.


김헌곤은 "정규시즌 때 부상 복귀한 후 너무 부진했다.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오늘 그래도 도움이 된 것 같아 다행이었다"고 안도했다.


추천 기사

스포츠-야구의 인기 급상승 뉴스

스포츠-야구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