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일드카드(WC) 결정전 내내 잠잠했던 타선이지만 이재현(22·삼성 라이온즈) 만큼은 달랐다.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도 이재현이 팀 타선을 짊어지고 있다.
이재현은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PO 1차전 1회초 미치 화이트의 초구 시속 152㎞ 직구를 강타, 좌측 담장을 넘기는 리드오프 홈런을 터뜨렸다.
삼성은 WC 2경기에서 팀 타율 0.115(52타수 6안타)로 극심한 타격 침체를 겪었다. 홀로 3안타를 때려낸 이재현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타자들이 잠들어있었다고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이재현은 타율 0.429(8타수 3안타)로 훨훨 날았다.
박진만 감독은 타선의 부침에 대해 "우리가 초반에 후라도가 실점하면서 부담감이 있지 않았을까. 워낙 구창모가 좋은 투구도 했지만, 초반에 실점하다보니 타석에서 소극적인, 압박을 느끼면서 타석에 임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5회에도 추가 실점하면서 거기서 더 압박감을 느낀 것 같다. 젊은 선수들이 많아서 부담이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지금은 여러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타격이 살아나야만 이길 수 있는 팀이기 때문에. 준PO에서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편하게,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의 타격 훈련을 지켜본 박 감독은 "WC 와일드카드 때보다 선수들 표정이 밝아진 것 같다"며 "그래도 올라와서 그런지, 준PO에서는 부담감을 덜 느껴서 그런지 연습 때는 선수들 전체적으로 표정이 좋았다. WC보다는 가벼웠다"고 전했다.
이재현이 박 감독의 말을 증명했다. 초구부터 노렸다는 듯 화이트의 강속구에 대응했고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담장을 밟고 올라가봤지만 타구는 잡을 수 없었다.
기록적인 대포였다. 준PO 1회초 선두타자 홈런은 프로야구 역사상 단 3번째다. 조원우(쌍방울)가 1997년 10월 7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2차전에서, 이후엔 정성훈(LG)이 2014년 10월 22일 마산 NC와 2차전에서 날렸다.
포스트시즌을 통틀어도 1회초 선두 타자의 홈런은 이재현이 5번째다. 초구 홈런으로 범위를 좁히면 역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재현이 사상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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