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와 코치가 마치 동기화하듯 함께 주루를 펼쳤다. 삼성 라이온즈의 100% 확률을 만든 센스 넘치는 주루였다.
삼성은 1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준플레이오프 3차전(준PO·5전 3선승제)에서 5-3으로 승리했다.
역대 5전 3선승제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 1패 후 3차전을 이긴 팀은 100% 확률(7회 중 7회)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삼성은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됐다.
이날 삼성은 드류 앤더슨을 선발투수로 상대했다. 시속 150km 중반의 강속구와 날카로운 커브가 주무기인 그는 올 시즌 30경기에서 12승 7패 평균자책점 2.25, 245탈삼진을 기록했다. 비록 장염으로 인해 1, 2차전에 등판하지 못했지만, 위협적인 존재였다.
앤더슨은 3차전에서 초반 구속이 평소보다 떨어진 모습이었다. 여기에 비로 인해 경기가 중단되면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는 2회까지 삼성 타자들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대로 삼성은 앤더슨 공략에 실패하는 듯했다.
하지만 3회 들어 삼성은 강민호의 볼넷과 류지혁의 안타 등으로 2사 1, 3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김성윤이 2루수 앞 느린 땅볼을 굴렸는데, 2루수 안상현이 악송구를 저지르면서 3루 주자 강민호는 여유롭게 홈을 밟았다.
그런데 이때 SSG의 커버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틈을 타 1루 주자 김지찬이 3루로 향했다. 그리고 투수 앤더슨이 공을 잡고 멈칫하는 사이 홈까지 파고 들어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SSG에서 손 쓸 틈이 없었다. 덕분에 2점을 선취점 삼성은 구자욱의 2루타까지 터지며 3회에만 3점을 올렸다.
이는 김지찬과 이종욱 3루 코치의 결단이 빛난 순간이었다. 이 코치는 공이 빠진 순간 김지찬에게 3루를 넘어 홈까지 가도록 팔을 돌렸다. 여기에 본인도 홈까지 함께 달리면서 끝까지 상황을 파악했다.
경기 후 이 코치는 "내가 뛰는 줄 알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실책이 나온 후 (김)지찬이 주력을 믿고 돌렸다"면서 "내가 거기까지 달려간 줄 몰랐다"고 말했다.
다음날 취재진과 만난 김지찬은 "충분히 될 거라고 생각하면서 뛰었다"며 "이종욱 코치님이 확신을 갖게끔 판단을 하셔서 돌려주셨다. 그래서 생각보다 여유롭게 살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 코치가 함께 홈까지 온 상황에 대해서는 "뛸 때는 전혀 못 느꼈고, 경기 끝나고 영상을 보니 코치님이 거의 홈까지 오신 걸 봤다. 그만큼 간절하지 않으셨나 생각이 든다"고 얘기했다.
그동안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가 복귀한 김지찬은 3차전에서 5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활약했다. 그는 "경기 감각은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어제(3차전)는 오랜만에 1번 타자로 나갔는데 걱정은 크게 안 했다"며 "그래서 편하게 플레이를 하며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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