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시즌 첫 2경기에서 모두 패전을 안았던 아리엘 후라도(29·삼성 라이온즈)가 마침내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줬다.
후라도는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삼성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KBO 3년 차인 후라도는 올해가 첫 가을야구 경험이다. 그는 올해 정규시즌 30경기에서 197⅓이닝을 소화하며 15승 8패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KBO 리그 최고의 이닝이터로 활약하면서 삼성의 정규리그 4위를 이끌었다.
다만 가을야구에서는 페넌트레이스만큼의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6일 열린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는 6⅔이닝 9피안타(1홈런) 3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이어 11일 인천에서 펼쳐진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9회 구원등판했다가 김성욱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2경기에서 모두 패전투수가 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4차전을 앞두고 "비로 인해 연기가 되면서 그때 7개인가 던지고 불펜에 들어올 때 몸을 풀고 들어와서 이틀의 여유가 있어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항상 후라도에게는 긴 이닝을 요구했고 페넌트레이스에선 7이닝을 많이 던졌는데 오늘은 6회까지 완벽히 던져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기대대로 후라도는 초반부터 상대를 압도했다. 1회 선두타자 박성한과 9구 승부 끝에 1루수 땅볼을 잡아낸 그는 기예르모 에레디아와 최정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다. 구종을 가리지 않고 절묘하게 코너로 들어가는 제구가 일품이었다.
이후 후라도는 2회 한유섬에게 좌익수 플라이를 유도한 뒤 고명준에게 신중한 승부를 펼치다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래도 최지훈의 타구를 중견수 김지찬의 호수비로 잡아낸 뒤 김성욱도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이닝을 마감했다. 탄력을 받은 후라도는 3회 정준재와 조형우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는 등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4회에도 까다로운 타자 에레디아와 최정을 삼진아웃시킨 후라도는 한유섬에게 0-2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몸에 맞는 볼을 내준 후 자책했다. 그래도 고명준에게 내야 땅볼을 유도하며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후라도는 5회 들어 최대 위기를 만났다. 1사 후 김성욱에게 중견수 앞 안타를 맞아 노히트 행진이 끊겼다. 이어 정준재의 번트로 2사 2루 위기에 몰렸다. 대타 류효승에게는 8구 승부 끝에 좌측으로 잘 맞은 타구를 허용했으나, 좌익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면서 3아웃을 만들었다.
6회 후라도는 박성한을 삼진 처리한 후 에레디아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최정을 1루수 땅볼로 잡은 후 에레디아를 런다운 플레이로 태그아웃시켜 병살타를 유도했다. 기세를 올린 후라도는 7회 실책을 제외하면 상대 타자들을 모두 범타 처리하며 고비를 넘겼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후라도는 포효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후라도는 7이닝 동안 102구를 던지며 2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삼성 타선도 2점을 올려주며 후라도는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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