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상과 슬럼프 속에서도 파워를 증명했는데, 아직 가을야구에서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박병호(39·삼성 라이온즈)의 포스트시즌은 언제 본격적으로 시작될까.
박병호는 올해 77경기에서 타율 0.199(196타수 39안타), 15홈런 33타점 26득점, 출루율 0.315 장타율 0.454, OPS 0.769의 성적을 거뒀다.
4월에만 6홈런을 몰아치며 장타력을 보여준 박병호지만, 5월에는 단 하나의 타구도 담장 밖을 넘기지 못했다. 그래도 6월 들어 4경기 5홈런 등 다시 박병호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지만, 내복사근 부상과 손목 골절 등이 겹치면서 결장하는 기간이 길었다. 통산 400홈런을 넘긴(418홈런) 타자로는 아쉬운 모습이다.
그래도 파워만큼은 여전함을 증명했다. 박병호는 올해 안타의 38.5%가 홈런으로 연결됐다. 이번 시즌 KBO 리그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친 타자 중 가장 적은 안타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타율 대비 장타율도 2.281로 규정타석 50% 이상 소화한 선수 중 가장 높다. 맞기만 하면 홈런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다만 후반기 들어 홈런이 하나도 없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손목 부상에서 돌아온 9월 이후에도 처음에는 스타팅으로 나왔지만 이후로는 교체 출전을 이어갔다. 최종 점검이었던 4일 광주 KIA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머물렀다.
현 상황에서 박병호가 출전할 자리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그는 주로 1루수와 지명타자로 나서는데, 1루수는 올해 50홈런을 터트린 르윈 디아즈가 버티고 있다. 그나마 지명타자로라도 나설 수도 있지만, 무릎 통증에서 복귀한 구자욱이 외야 수비 대신 지명타자로 출전 중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가을야구 시작 당시 "(구자욱의 수비는) 지금 상태로도 가능한데, 혹시나 포스트시즌에서 한번 부상을 당하면 시즌이 끝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박병호의 올해 가을야구 출전은 단 1경기에 불과하다. 지난 9일 열린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9회 대타로 나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게 유일한 타석이었다. 이후로는 대기만 할 뿐 그라운드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가을야구에서 한방이 있는 박병호의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 그는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70경기에 출전해 14개의 홈런을 터트렸는데, 이는 이승엽과 함께 공동 1위에 해당한다. 결정적인 홈런도 수 차례 때려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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