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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기다려 '⅓이닝 10구' PS 데뷔전, 그런데 왜 "전혀 안 떨렸다" 말했나... "예전에 미숙했는데, 이젠 멘탈 단단"

13년 기다려 '⅓이닝 10구' PS 데뷔전, 그런데 왜 "전혀 안 떨렸다" 말했나... "예전에 미숙했는데, 이젠 멘탈 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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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기자
삼성 이재익이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프로 데뷔 8년 만에 1군 데뷔, 그리고 무려 13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이재익(31·삼성 라이온즈)에게 이번 가을은 특별하기만 하다.


이재익은 지난 1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팀이 6-8로 뒤지던 8회말 1사 후 마운드에 올랐다.


루이스 리베라토를 상대한 이재익은 2개의 낮은 투심 패스트볼을 이용해 2루수 땅볼을 만들었다. 하지만 문현빈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한 후 노시환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아 1, 3루 위기에 몰렸다.


세 타자를 상대한 이재익은 김태훈에게 마운드를 물려줬는데, 여기서 채은성의 좌전 적시타가 터지면서 이재익은 이날 투구를 ⅓이닝(10구) 1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마쳤다. 팀도 9회초 추격에도 8-9로 석패하고 말았다.


평범하다면 평범한 기록이지만, 이재익 본인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다. 바로 프로 입단 13년 만에 첫 가을야구 등판이었기 때문이다.


삼성 이재익이 1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회말 투구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올해 전반기에 한 게임도 나오지 못했던 이재익은 시즌 마지막에야 진가를 드러냈다. 특히 9월 25일 대구 키움전에서는 2이닝 만에 내려간 선발 최원태의 뒤를 이어 2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중키킹으로 투구폼을 바꿨고, 변화구 제구가 잘 되면서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기 쉽지 않게 됐다. 이에 그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 포함돼 첫 가을야구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플레이오프 들어 마침내 실전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


2차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와 만난 이재익은 "심리적으로 동요되는 건 하나도 없었다. 올해 시작을 늦게 했기 때문에 정규시즌의 연장선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관중이 꽉 찬 상황이었지만 그는 "전혀 떨리지 않았다"고 했다. 어떻게 포스트시즌 데뷔전인데 긴장하지 않았을까.


이재익은 "올해 좋아진 것 중에 하나가 심리 상태"라며 "상황이 어떻든 크게 동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좀 해탈했다"며 "퓨처스리그에 있을 때 잘하고자 하는 마음을 내려놓으니 모든 게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과다한 의욕은 덜고, 그 에너지를 몸을 움직이는 것으로 바꾸니 발전을 이룬 것이다.


그 결과는 가을야구 승선으로 이어졌다. 이재익은 "누가 안 좋겠나"라고 반문하며 "기대하지 않았던 상황이어서 좋았다. 하지만 제일 좋았던 건 짧지만 내 손으로 만들어서 이뤄냈다는 것이었다"고 힘줘 말했다.


삼성 이재익이 1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회말 투구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재익은 "작년(2024년)이나 2021년에 팀이 몇 번 (포스트시즌에) 갔을 때 내가 못 갔다"며 "특히 작년이 아쉬웠다. 팀은 가을야구를 하는데, 나는 미야자키(교육리그)에 있었다. 일본에서 중계를 보며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유신고 졸업 후 지난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전체 68번으로 삼성의 지명을 받은 이재익은 커리어 자체가 '대기만성'인 선수다. 입단 후 7년 동안 수술과 군 입대로 인해 한 번도 1군에서 던진 적이 없었다. 사령탑이 직접 호평을 남겼지만 콜업과는 거리가 멀었다.


8년 차인 2020년에야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와 4경기를 던진 이재익은 점점 자리를 잡았다. 2023시즌에는 개인 최다인 51경기에 등판, 1승 3패 11홀드 평균자책점 3.95로 불펜에서 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9경기에서 17.69의 평균자책점으로 주춤했지만, 올해는 인고의 시간 끝에 가을야구 한 자리를 차지했다.


가을 축제에서 지난 13년의 프로 생활을 돌아본 이재익은 "늦게 좋아진 케이스라 당연히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어릴 때도 열심히 했는데, 그때 깨달았으면 어떨까 싶은 마음도 있다"면서도 "그때 꾸준히 한 게 지금에서야 조금씩 올라오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옛날에는 정말 미숙했는데 이젠 멘탈이 단단해졌다"며 "기록이 좋았을 때보다 난 지금이 제일 좋다"고 확신했다.


삼성 이재익이 1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회말 투구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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