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년 전 삼성 라이온즈에 악몽을 선사했던 '괴물'이 무너졌다. 갑작스럽게 무너진 류현진(38·한화 이글스)이 팀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류현진은 2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2025 신한 SOL 뱅크 KBO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한화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3회까지는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류현진은 1회 2아웃을 잘 잡은 후 구자욱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으나, 홈런왕 르윈 디아즈를 1루 땅볼로 처리했다. 이어 2회를 삼자범퇴로 넘겼고, 3회에는 강민호를 내야안타로 내보냈으나, 류지혁의 우익수 직선타 때 최인호의 좋은 송구로 더블아웃을 만들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2-0으로 앞서던 4회말 들어 크게 흔들렸다. 그는 1사 후 구자욱을 1루수 옆 내야안타로 출루시켰다. 비디오 판독을 거쳤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이어 디아즈에게는 장타를 의식한 듯 볼넷을 기록해 주자는 2명이 됐다.
여기서 타석에 등장한 김영웅은 류현진의 실투성 체인지업을 공략했다. 타구는 오른쪽으로 쭉 뻗어나가 관중석에 꽂히는 스리런 홈런이 됐다. 넘어갈 것을 직감한 김영웅은 타석에 서서 타구를 감상한 뒤 천천히 1루로 향했다. 비거리는 116m로 기록됐다.
이재현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류현진은 안정을 찾는 듯했다. 하지만 7번 김태훈에게도 가운데 커브볼을 던졌다가 역시나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허용했다. 스코어는 4-2까지 벌어졌다. 강민호를 우전안타로 출루시킨 그는 류지혁에게 좌익수 뜬공을 유도한 후에야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류현진은 한화의 마지막 포스트시즌 시리즈 MVP다. 2년 차인 2007년 준플레이오프에서 그는 1차전 선발과 3차전 불펜으로 등판해 2경기 1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0.90, 10이닝 11탈삼진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때 상대팀이 바로 삼성이었다.
하지만 18년 만에 가을야구에서 다시 만난 한화를 상대로 류현진은 빅이닝을 허용하며 흔들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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