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테랑 중의 베테랑 손아섭(37·한화 이글스)이 14년 만에 포스트시즌 병살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다음 타석에서 곧바로 만회의 출루에 성공했다.
손아섭은 2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한화의 1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1회초 첫 타석에 들어선 손아섭은 삼성 선발 아리엘 후라도를 상대했다. 첫 공 2개를 지켜보며 볼카운트 1-1이 된 그는 3구째 가운데 커터에 방망이를 냈다. 하지만 1루수 앞 땅볼이 되면서 첫 타석은 아웃으로 물러났다.
이후 두 번째 타석에서는 찬스에서 등장했다. 3회초 한화는 선두타자 최재훈이 2루수 류지혁의 글러브를 맞고 튕겨나가는 안타로 살아나갔다. 타석에 등장한 그는 볼카운트 1-1에서 떨어지는 커터에 헛스윙을 했다. 이어 4구째 낮은 시속 148km 패스트볼에 배트를 냈다.
하지만 타구는 1루 정면으로 가고 말았다. 1루수 르윈 디아즈가 잡고 베이스를 터치한 후, 2루로 송구했다. 2루에 도달하지 못했던 1루 주자 최재훈은 유격수 이재현에게 태그아웃되고 말았다. 리버스 더블플레이로 손아섭은 아웃카운트 2개를 올렸다.
이는 손아섭 커리어 2번째 포스트시즌 병살타였다. 빠른 발을 지닌 좌타자 손아섭은 병살타가 많이 나오지 않는 유형이다. 그렇기에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통산 170타석에서 병살타는 단 하나에 불과했다.
손아섭이 이전까지 때려낸 유일한 가을야구 병살타는 롯데 시절인 지난 2011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나왔다. 그는 첫 5타석에서 안타 3개와 몸에 맞는 볼 하나로 맹활약했으나, 6-6으로 맞서던 9회말 1사 만루 끝내기 찬스에서 초구에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이를 무산시켰다. 이후 132타석 동안 병살타가 없었으나, 14년 만에 기록하고 말았다.
손아섭은 훗날 이 경기를 언급하며 "초구부터 영웅이 되고 싶어서 잡아먹을 듯이 돌렸다. 그날 3안타를 치고 있어서 겁없이 돌렸는데 하늘이 도와주지 않았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손아섭의 트라우마는 오래가지 않았다. 4회말 한화 선발 류현진이 홈런 두 방을 맞고 2-4로 역전된 후 5회초 공격, 손아섭은 1사 후 타석에 등장했다. 그는 후라도의 변화구를 공략해 오른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치고 살아나갔다. 이어 루이스 리베라토의 2루타 때 홈을 밟아 추격의 득점을 올렸다. 노시환의 역전 투런포가 터지면서 한화는 5-4 역전에 성공했고, 그대로 승리를 거뒀다. 이제 한화는 1승만 거두면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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