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계 커트 스즈키(42)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에인절스 지휘봉을 새롭게 잡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등은 22일(한국 시각) "LA 에인절스가 신임 사령탑으로 커트 스즈키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어 매체는 "앨버트 푸홀스와 토리 헌터가 감독 후보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이 전날(21일) 전해진 가운데, 하루 만에 새로운 감독이 결정됐다"고 부연했다.
에인절스 구단도 같은 날 "스즈키는 지난 3시즌 동안 구단의 단장 특별 보좌역으로 활동했다"면서 "그를 새 감독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에인절스는 지난 6월 론 워싱턴 감독과 결별했다. 당시 그가 심장 수술을 받으면서 더 이상 팀을 이끌 수 없었고, 구단은 후임 감독을 물색했다.
사실 스즈키 신임 감독 선임 전까지 가장 유력했던 새 사령탑 후보 중 한 명으로 푸홀스가 거론됐다. 이미 알려졌다시피 푸홀스는 LA 에인절스를 상징하는 메이저리그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선수 시절 에인절스와 잔여 계약 문제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 결국 푸홀스와 에인절스 구단 사이의 협상은 결렬되고 말았다.
푸홀스는 지난 2012년 에인절스와 10년 2억 4000만 달러에 달하는 초장기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현역에서 은퇴한 뒤에는 10년 동안 1000만 달러를 받는 계약도 삽입했다. 푸홀스는 이미 지난 2022년 은퇴한 상황. 이에 향후 7년 동안 700만 달러를 더 지급해야 했는데, 이게 이번 감독 계약 과정에서 발목을 잡고 만 것이다.
결국 푸홀스와 감독 계약이 어려워지자 에인절스 구단은 발 빠르게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리고 빅리그 무대를 16년 동안 누빈 스즈키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스즈키는 지난 2004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지명을 받아 2007년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이어 16시즌 동안 빅리그에서 5개의 유니폼을 바꿔입으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의 주 포지션은 '그라운드의 사령관'으로 불리는 포수다. 메이저리그 통산 1635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5(5563타수 1421안타) 143홈런 730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2014년에는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뛰면서 올스타로 발탁되는 영광을 누렸다. 또 2019년에는 워싱턴 내셔널스 유니폼을 입고 월드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이어 2021년 에인절스로 이적한 스즈키는 2022시즌까지 두 시즌 동안 활약했다. 이어 2023시즌을 앞두고 현역 유니폼을 벗은 그는 구단의 단장 특별 보좌역을 맡으며 에인절스 구단과 계속 함께했다.
다만 지도자 경험이 없다는 게 그의 약점으로 꼽힌다. MLB.com은 "스즈키 신임 감독은 지도자 경험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그는 에인절스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다. 또 선수로 뛰는 동안에도 리더십을 보여준 바 있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스티븐 보트 감독도 코치 경험 없이 곧바로 감독을 맡아 성공했다. 스즈키 감독도 그처럼 성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스즈키는 돈 와카마쓰 전 시애틀 매리너스 감독, 데이브 로버츠 전 LA 다저스 감독에 이어 세 번째로 일본계 출신 메이저리그 사령탑이 됐다. 미국 하와이주 출신으로 빅리그 사령탑이 된 건 스즈키가 최초다.
에인절스는 지난 2014년 이후 11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오타니 쇼헤이가 뛰던 시절에도 구단은 가을야구 근처에 가지 못했다. 또 무려 10시즌 연속 5할 승률 달성에 실패하기도 했다. 과연 스즈키가 에인절스를 구할 구세주로 등극할 것인가.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