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희찬(29·울버햄튼 원더러스)의 위기다.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 소속팀마저 위기에 빠졌다.
울버햄튼은 26일(한국시간)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9라운드 홈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이날 결과로 울버햄튼은 시즌 전적은 0승 2무 7패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개막 두 달이 지나도록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하며 리그 꼴찌에 머물렀다. 9라운드까지 1승도 기록하지 못한 팀은 울버햄튼이 유일하다.
황희찬 역시 이번 시즌 7경기에서 1골에 그치며 지난해의 날카로운 결정력을 완전히 잃었다. 공격진 전체가 침묵한 울버햄튼은 9경기에서 단 7골만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실점은 무려 19개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20실점)에 이어 최다 실점 2위 불명예 기록까지 썼다.
분위기마저 최악이다. 영국 매체 'BBC'는 "울버햄튼 팬들이 더는 참지 못했다. 경기장 곳곳에서 '구단을 팔아라'는 외침이 쏟아졌다"며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을 향해 '아침에 해고당하 것'이라는 노래까지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경기 후 울버햄튼 홈구장인 몰리뉴 스타디움에서는 일부 팬과 선수단 간의 언쟁이 벌어졌고, 지휘봉을 잡은 페레이라는 직접 팬들과 대화를 시도하며 진화에 나섰다.
문제는 단순한 성적 부진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여름 주전 공격수 마테우스 쿠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왼쪽 수비수 라얀 아이트 누리(맨체스터 시티)를 매각하고도 즉시 전력감 영입에는 실패했다.
게다가 울버햄튼은 약 1억 파운드(약 1900억 원)를 투입해 5명의 선수를 데려왔지만 대부분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없는 신예였다. 전력 누수가 이어지면서 번리, 리즈 유나이티드, 선덜랜드 등 승격팀에게마저 모두 패했다.
한때 유럽 대항전 무대까지 진출했던 울버햄튼은 이제 잔류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BBC는 "울버햄튼은 이제 팬들의 무관심과 분노 속에서 하락의 끝을 향해 가고 있다"며 "무승부를 승리로 바꿀 수 있는 한 방이 없다. 공격진 전체가 침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팬들의 질타 속 페레이라 감독은 "축구는 원래 이런 것이다. 2~3경기만 연속으로 이기면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울버햄튼 팬들은 이미 등을 돌린 분위기다. 페레이라 감독은 지난 9월 울버햄튼과 3년 재계약을 체결했지만, 팀의 무기력한 경기력이 이어지자 여론은 급격히 싸늘해졌다.
'BBC'는 "페레이라가 당장 경질될 가능성은 낮지만, 분위기는 위험수준"이라며 "팬들은 이미 감독보다 포전 구단주와 제프 시 회장의 책임을 묻고 있다"고 전했다.
울버햄튼의 부진은 곧 황희찬의 위기이기도 하다. 2023~2024시즌 커리어 하이인 EPL 12골을 퍼부었던 황희찬은 최근 팀의 하락세 속에서 고립된 채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다. 공백이 길어질수록 대표팀에서도 경기 감각 저하가 우려된다.
아직 올 시즌 리그 승리가 없는 울버햄튼은 다음 라운드에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을 상대로 첫 승에 도전한다. 하지만 팀 분위기, 공격력, 팬들의 신뢰까지 모두 흔들리는 상황에서 반전의 실마리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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