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규 1위팀의 위엄을 제대로 보여줬다. LG 트윈스가 9회초에만 무려 6점을 뽑아내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LG는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4차전에서 힌화 이글스를 7-4로 제압했다.
이로써 LG는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 95.2%를 잡았다. 역대 42번의 한국시리즈에서 3승을 먼저 거둔 팀이 그대로 우승을 확정한 경우가 40차례 있었다.
벼랑 끝 위기의 한화는 4.8%의 희박한 확률에 기댄다. 3패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한 팀은 두 팀 있었다. 1995년 OB 베어스(현 두산 베어스)와 2013년 삼성 라이온즈다. 1995년 OB는 2승 3패 위기에서 6~7차전을 잡아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했다. 2013년 삼성 역시 두산에 1승 3패로 지고 있다가 내리 5~7차전을 이기면서 역전 우승을 해냈다.
승부처는 한화 마무리 김서현이 올라온 9회초였다. 8회초 등판해 공 하나를 던지고 이닝을 끝낸 김서현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김서현은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볼넷을 주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박동원이 4구째 실투를 놓치지 않았고 타구는 중앙 담장을 크게 넘었다. LG의 3-4 추격. 김서현은 천성호를 유격수 땅볼로 잡은 뒤 박해민을 볼넷으로 주고 박상원과 교체됐다.
그러나 한화의 위기는 계속됐다. 홍창기가 우전 안타로 출루했고 신민재가 1루 땅볼로 2사 2, 3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김현수는 우전 2타점 적시타로 5-4 역전을 일궈냈다. 뒤이어 문보경마저 우측 담장을 맞히는 대형 1타점 적시 2루타를 치면서 쐐기를 박았다.
LG 선발 투수 요니 치리노스가 담 증세를 극복하고 6이닝 4피안타 3사사구(1볼넷 2몸에 맞는 공) 5탈삼진 1실점으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8회 전까지 1득점으로 침묵하던 타선도 뒤늦게 폭발했다. 김현수가 9회 결승타를 포함해 5타수 3안타 3타점을 올리며 이날 데일리 MVP와 '포테토칩 선정 오늘의 포텐터짐 상'(결승타)을 싹쓸었다. 문보경도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타선을 매끄럽게 이었고 박동원은 9회 추격의 투런포 포함 4타수 1안타 2타점을 올렸다.


한화는 선발 투수 라이언 와이스의 역투가 아쉬웠다. 와이스는 7⅔이닝 4피안타 3사사구(1볼넷 2몸에 맞는 공) 7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으나, 팀 패배에 빛이 바랬다. 타선에서는 손아섭이 5타수 3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날 한화는 손아섭(지명타자)-루이스 리베라토(중견수)-문현빈(좌익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이진영(우익수)-하주석(2루수)-최재훈(포수)-심우준(유격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라이언 와이스.
이에 맞선 LG는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김현수(좌익수)-문보경(1루수)-오스틴 딘(지명타자)-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구본혁(3루수)-박해민(중견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요니 치리노스.
팽팽한 0-0의 승부가 계속됐다. 한화 와이스의 스위퍼가 춤을 췄고 LG 치리노스의 제구는 타자들을 얼어붙게 했다. 와이스는 4회초 바깥쪽 스위퍼와 몸쪽 직구로 문보경을 3구 삼진 처리했다. 치리노스 역시 3회말 2사 풀카운트에서 문현빈에게 스트라이크 존 모서리에 걸치는 꽉 찬 투심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을 만들었다.
집중력 있는 수비도 명품 투수전을 만들었다. 3회초 한화 유격수 심우준은 구본혁의 불규칙 바운드를 껑충 뛰어 잡고, 빠르게 송구해 아웃 카운트를 잡았다.
한화는 4회말 처음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노시환이 우익선상 2루타로 출루했고 채은성이 번트를 시도하다가 손을 맞아 1루로 걸어 나갔다. 대타 황영묵이 보내기 번트에 성공해 1사 2, 3루가 됐고, 하주석이 유격수 깊숙한 땅볼 타구로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한화의 1-0 리드.


6회까지 양 팀 외인 투수들의 역투가 계속됐다. 치리노스는 추가 실점 없이 6이닝 1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와이스는 8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승부처는 한화가 1-0으로 앞선 7회말이었다. LG 마운드에는 장현식이 등판했고 선두타자 최재훈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심우준의 땅볼로 1루 주자가 교체됐고 손아섭의 땅볼 타구 때 LG 3루수 문보경이 1루에 악송구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리베라토가 파울 홈런 뒤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문현빈이 중전 2타점 적시타를 치면서 한화의 3-0 리드를 만들었다.
LG도 뒤늦게 한 점을 만회했다. 와이스가 8회초 박해민, 홍창기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신민재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아 김범수와 교체됐다. 김현수가 우중간 1타점 적시타로 한 점을 추격했고, 문보경이 좌전 안타로 분위기를 이었다. 하지만 김서현이 오스틴을 1구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지웠다. 그사이 한화는 8회말 이원석의 좌전 안타에 이은 2루 도루, 최재훈의 중전 1타점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하지만 LG의 반격도 거셌다.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김서현을 상대로 오지환이 볼넷, 박동원이 중앙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 대형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LG의 3-4 추격. 김서현은 천성호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으나, 박해민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결국 박상원과 교체됐다.
박상원도 홍창기에게 안타, 신민재의 땅볼 타구로 1사 2, 3루 위기에 놓였다. 여기서 김현수, 문보경의 연속 적시타가 터지면 LG가 7-4로 경기를 뒤집었다. 한화는 이 점수 차를 뒤집지 못하고 패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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