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 선수단이 팬들과 함께한 축승회를 마음껏 즐겼다.
LG는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년 한국시리즈 우승 기념 '한국시리즈 통합우승 IN 잠실' 행사를 개최했다.
전날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5차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4-1로 제압하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정상에 섰다.
극적으로 정규시즌 최종전에 1위를 확정한 LG는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면서 1990년, 1994년, 2023년에 이어 통산 4번째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행사는 통합 우승을 원정 경기에서 달성함에 따라 팬들과 그 감동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오전 11시 시작된 예매는 오픈 5분 만에 2만 1500석이 모두 팔렸고, 현장 판매분 500석까지 포함해 오후 5시 22분 2만 2000석이 완판됐다. 트로피 퍼포먼스, 선수단 그라운드 행진, 비하인드 스몰 토크, 선수단 샴페인 샤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마지막에는 불꽃놀이와 레이저쇼 애프터 파티가 진행됐다.


예정된 일정은 오후 5시 관중 입장부터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해 오후 8시 30분 뒤풀이 응원전까지였다. 그러나 주장 박해민의 주도 아래 선수단이 팬들을 위한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개진하며 길어졌다. LG 구단 관계자 역시 사전에 행사 타임 테이블을 전하면서도 "현재 선수들이 이벤트를 추진하면서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고 알렸다.
외국인 선수들을 포함한 LG 선수단 전원은 1루, 3루, 외야의 입장 게이트에서 노란색 응원 수건을 직접 나눠줬다. 박해민의 건의로 급조된 행사였다.
한국시리즈 MVP 김현수와 무실점 투혼의 김진성의 인기가 폭발적이었다.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입장 요원들이 사진 촬영을 금지했음에도 김진성은 최대한 사진 촬영에 응하며 팬서비스에 충실했다.
한국시리즈 5차전 영상을 상영하며 행사가 시작됐다. 염 감독과 박해민은 각각 "우승 감독 염경엽입니다", "우승 주장 박해민입니다"라면서 저마다의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해민은 "한국시리즈 2차전 시작하기 전에 마지막 홈경기가 될 수 있으니 잘하고 돌아오자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쁘다"라며 "응원 타월 나눠드릴 때 팬들이 우승해서 너무 감사하다고 하셨다. 난 오히려 우리 LG 트윈스를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우승 축하 파티를 재밌게 즐기고 돌아가셨으면 좋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LG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입담꾼 MC 임찬규가 진행한 미니 토크쇼에서는 단연 울보 박해민이 화제였다. 박해민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7-4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눈물을 쏟았다. 신민재가 주장의 눈물을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이번 시리즈 대표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이날도 문보경은 "(박)해민이 형이 경기 끝나고 울길래 '우승한 것도 아닌데 왜 저래'라고 했다"라며 2만 2000명의 관중을 웃겼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선수들이 급조한 이벤트 청백전이었다. 모든 선수가 참여하기 위해 박해민 팀, 임찬규 팀 각각 14명으로 라인업을 짰다. 에이스 요니 치리노스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투수 임찬규가 유격수로 출전하고, 포수 박동원과 1루수 오스틴 딘이 마운드에 오르는 등 파격적인 시도가 이어졌다.

선수들이 더 신난 자체 청백전이었다. 당초 계획은 오후 7시 45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이닝 제한 없이 진행하기로 했으나, 선수들이 더 신나 8시 40분까지 4이닝 게임으로 마무리됐다.
임찬규 팀이 박해민 팀에 5-4로 승리한 가운데, 투·타에서 임찬규와 장현식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임찬규는 선발 유격수로 나서서 왼쪽 파울 라인을 넘어가는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하는 환상적인 수비로 팬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또한 마지막 수비 이닝에서도 바운드가 큰 땅볼 타구를 껑충 뛰어 잡고 1루로 송구하는 멋진 장면을 연출했다.
타자 장현식은 첫 타석에서 좌측 폴대 옆으로 향하는 대형 파울 공을 친 뒤 중전 2루타로 뜨거운 타격감을 보였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적시타를 치면서 박해민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천성호는 중견수 문보경의 허술한 수비에 그라운드 홈런을 쳤다. 김광삼 코치의 아들이 1루 수비로 나선 가운데 '우타자' 오지환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해 장난 섞인 야유를 받기도 했다.
마지막까지 LG 팬들을 향한 선수단의 마음은 진심이었다. 김현수는 행사 마지막 순서인 레이저쇼 애프터 파티 때 자신이 LG 마스코트인 럭키와 스타로 분장해 팬들 앞에 나서기를 바랐다. 신나게 춤을 추던 마스코트의 탈을 벗고 김현수가 나타나자 LG 팬들은 "재계약"을 외치며 시즌 후 FA가 되는 전 캡틴과 계속된 동행을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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