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FC)의 골 결정력은 월드클래스 수준이다. 환상적인 개인 능력에 미국 현지는 끊임없이 감탄했다.
로스앤젤레스FC(LAFC)는 3일 오전 10시 45분(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Q2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사커(MLS) 서부 콘퍼런스 플레이오프(PO) 1라운드 2차전에서 오스틴FC를 4-1로 제압했다.
1차전에서 2-0 완승을 거뒀던 LAFC는 일찌감치 2승을 확보하며 2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다음 상대는 서부 콘퍼런스 2위 밴쿠버 화이트캡스다.
손흥민은 LAFC의 4-3-3 포메이션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데니스 부앙가가 왼쪽 측면, 오른쪽 측면 공격에는 나단 오다즈가 나오고 티모시 틸먼은 2선으로 내려갔다. 중원에는 마크 델가도와 제일손이 배치됐다. 베테랑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골문을 지켰다.
경기를 지배한 건 손흥민이었다. 1골 1도움을 올리며 오스틴 수비를 완파했다. 특히 전반 21분 환상적인 솔로골은 오스틴의 추격 의지를 꺾기 충분했다.
개인 능력이 완성한 득점이었다. 손흥민은 오스틴의 뒷공간을 빠르게 파고든 뒤 수비수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다. 특유의 헛다리로 슈팅 각도를 만든 뒤 왼발로 강하게 때려 넣었다. 공은 절묘하게 골키퍼 왼쪽 하단으로 향하더니 골문 구석에 꽂혔다.
미국 현지도 손흥민의 득점에 감탄했다. MLS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지 해설은 "경이롭다"며 "손흥민은 일리 산체스(오스틴)과 일대일로 맞섰다. 오른발 슈팅을 시도하는 척하다가 왼발로 공을 옮긴 손흥민은 빠르게 헛다리를 짚더니 먼 쪽 골대를 노렸다. 덕분에 LAFC가 2차전 한 골 차 리드를 잡았다"고 극찬했다.
도움 장면도 빛났다. 손흥민은 25분 절묘한 터치로 골키퍼를 제친 뒤 문전에서 기다리던 부앙가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했다. 현지 해설도 "다이나믹 듀오의 합작품"이라며 "손흥민이 똑같은 상황을 만들었다. 오스틴의 수비 라인을 깨부쉈다"고 표현했다.
LAFC는 손흥민의 맹활약 덕분에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았다. 21분 센터서클 근처에서 부앙가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빠른 터치로 페널티박스 안으로 돌파한 뒤 개인기로 수비를 제치고 왼발 슈팅을 시도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시즌 10호이자 플레이오프 첫 득점이었다.
기세를 탄 손흥민은 4분 뒤 도움까지 기록했다. 골문 앞으로 질주하던 손흥민은 골키퍼를 따돌린 후 직접 슈팅 대신 왼쪽의 부앙가에게 패스를 내줬고, 부앙가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완벽한 연계였다.
손흥민의 골과 도움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LAFC는 여유롭게 경기를 풀었다. 부앙가는 후반 35분 교체됐고, 손흥민도 43분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후 LAFC는 후반 추가시간 제레미 에보비세의 쐐기골로 4-1 대승을 완성했다.
이날 경기로 손흥민은 MLS 진출 후 12경기 10골 4도움을 기록하게 됐다. 시즌 도중 합류했지만, 적응 기간 없이 단숨에 팀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정규리그에서 이어진 상승세를 플레이오프에서도 그대로 이어가며 LAFC의 공격을 이끌었다.
PO에서도 이어지는 손흥민의 맹활약 덕분에 현지의 LAFC 우승 예측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앞서 미국과 영국 주요 매체들은 LAFC를 이번 시즌 MLS컵 우승 후보로 지목하며 손흥민과 부앙가가 이끄는 '흥부 듀오'의 폭발적인 시너지를 높이 평가했다.
MLS 사무국에 이어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최근 "LAFC는 MLS컵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다"며 "MLS에서 손흥민과 부앙가처럼 폭발적인 듀오는 없었다. 현재의 기세를 플레이오프까지 이어간다면 LAFC는 어떤 팀에게도 극도로 까다로운 상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미국판 역시 같은 흐름의 전망을 내놨다. '가디언'은 지난달 MLS 전문가 3명의 플레이오프 전망을 전하며 "LAFC가 서부 콘퍼런스 결승에 진출해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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