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가 원한 건 '화려했던 제왕'의 귀환이었다. 코치로 박병호(39)를 데려온 키움은 '슈퍼스타'의 상징성을 고려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키움 히어로즈는 4일 박병호를 잔류군 선임코치로 임명했다. 이어 키움 히어로즈 구단 유튜브 채널을 공개된 영상에서 박병호는 "히어로즈라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며 "히어로즈에서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했고 사실 마지막까지 다시 한 번 야구를 할 수 있게 도움을 주시려고 했다"고 전했다.
박병호는 2005년 LG 트윈스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해 2군 본즈로 큰 기대를 받았지만 1군에서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한 채 2011년 히어로즈로 트레이드 됐다. 이후 당시 김시진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가능성을 꽃피우기 시작했고 결국 키움에서만 5차례 홈런왕에 등극하며 '국민 거포'로 발돋움했다.
2016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2018년 히어로즈로 복귀해 2019년에도 홈런왕에 등극했다.

2021년까지 활약한 박병호는 이후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으나 키움 시절 만큼 임팩트를 남기지 못한 채 결국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
통산 1767경기에 나서 타율 0.272(5704타수 1554안타) 418홈런 1244타점 1022득점, 출루율 0.376, 장타율 0.538, OPS(출루율+장타율) 0.914를 기록했다. 시즌 최우수선수(MVP) 두 차례, 골든글러브를 6차례나 수상한 전설이다.
팬들도, 구단도 박병호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다. 구단 관계자는 "FA 신청을 하게 되면 선수 배려 차원에서라도 영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병호는 이미 은퇴를 결정하고 있었고 친정팀에 자신의 거취를 알렸다. FA 영입을 고려했던 키움 입장에선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것을 제안했으나 박병호의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선수로서는 조금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고 은퇴 후에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그런 공감대가 형성이 돼 키움 히어로즈로 돌아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시 키움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된 건 아쉽지만 박병호는 여전히 히어로즈 팬들에게 슈퍼스타다. 박병호 또한 키움을 향한 애정이 남다르다. 선수가 아닌 코치로 돌아온 박병호는 "느낌이 이상했다. 히어로즈로 다시 돌아오며 버건디 유니폼을 입고 선수들을 지도해야 하는데 제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다"며 "팬들도 많이 환영을 해주셨는데 거기에 맞게 지도자로서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많이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병호가 떠나간 뒤 키움은 그해 2위를 기록했지만 이후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키움은 어떻게 다시 강해질 수 있을까. 박병호는 "키움은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팀이다. 이 선수들이 다른 누구보다도 어린 나이에 많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 경험이) 실력으로 잘 나와서 다시 키움 히어로즈가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미 코치진 선임을 마쳤던 키움은 박병호가 은퇴를 선언하며 잔류군(3군) 선임코치직을 신설해 박병호의 자리를 만들었다. 박병호는 "앞으로 퓨처스에 있는 선수들을 보게 될텐데 기술도 기술이지만 지쳐 있는 상태로 포기를 하고 싶은 선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선수들의 마음을 많이 들어주고 싶다"며 "한편으로는 야구 선배로서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지도를 하고 싶다. 선수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을 향한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박병호는 "오랜 시간이 걸려서 키움 히어로즈로 돌아오게 됐다. 다른 팀에서 선수 생활할 때에도 고척에 오면 제 유니폼에 걸려 있는 걸 보면서 너무나 감사한 마음도 들었고 다시 돌아오고 싶었다"며 "이렇게 만나 뵙게 돼 너무나 반갑고 즐겁다. 선수로서는 아니지만 후배 선수들을 위해서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1군에서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저도 지도를 해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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