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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에서 '욕받이' 전락했던 조규성, 국가대표 '재반등' 스토리 쓸까

영웅에서 '욕받이' 전락했던 조규성, 국가대표 '재반등' 스토리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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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 조규성.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 당시 헤더골을 터뜨리고 있는 조규성.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 조규성(27·미트윌란)은 한때 '월드컵 영웅'이었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 시절 혜성처럼 대표팀 공격수로 등장하더니,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선 황의조를 제치고 주전 스트라이커로 도약했다.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터뜨린 그의 멀티골은 한국축구 월드컵 역사상 최초의 멀티골 역사로 남았다. 카타르 월드컵은 축구대표팀 최전방을 오랫동안 책임져 줄 '대형 스트라이커' 조규성의 등장을 본격적으로 알린 무대였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 부임 후에도 대표팀 부동의 원톱은 조규성이었다. 당시 조규성은 황의조와 경쟁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점했다.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과 투톱을 이루거나, 손흥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좌우 측면에 서고 조규성이 최전방에 서는 형태로 오랫동안 대표팀 공격진이 꾸려졌다. 직접 득점뿐만 아니라 189cm의 장신을 활용한 포스트 플레이 등으로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역할로도 완전히 자리잡았다.


그러나 지난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조규성은 이른바 '국민 욕받이'로 전락했다. 당시 클린스만호의 경기력이 워낙 좋지 못했던 데다, 최전방에 선 조규성도 조별리그 내내 부진이 이어진 탓에 온갖 비판이 그에게 쏟아졌다. 그나마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헤더 동점골을 터뜨리며 팀을 탈락 위기에서 구해냈으나, 이후 기세를 이어가진 못했다. 토너먼트 이후엔 선발보다 조커로 나서는 경기가 더 많았다.


조규성은 대회 기간 내내 결정적인 득점 기회들을 잇따라 놓치며 고개를 숙이더니, 이후엔 자신감마저 떨어져 결정적인 기회에서 패스를 택해 팀 득점 기회를 날리기도 했다. 이른바 '시뮬레이션 액션'으로 경고를 받아 거센 비판도 받았다. 당시 조규성은 대회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많은 '빅 찬스 미스' 5회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이 조규성을 국민적인 영웅으로 만들었다면,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아시안컵은 조규성에게는 '최악의 대회'로 남았다. 한때 부동의 원톱이었지만, 아시안컵 부진 탓에 대표팀 재승선 자체가 논란이 됐을 정도의 추락이었다.


지난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당시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 조규성.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 조규성.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후 조규성은 한동안 대표팀에서 멀어졌다. 다만 부진 등에 따른 여파는 아니었다. 2023~2024시즌을 마친 뒤 무릎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 합병증으로 지난 시즌을 통으로 날린 탓이다. 아시안컵 부진을 떠나 한때 대표팀 주전 공격수였던 조규성의 합병증 소식은 팬들과 축구계를 안타깝게 했다. 조규성은 구단 유튜브를 통해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도저히 납득이 어려웠다. 견디기 힘들었고, 다시 축구를 하지 못할 거라는 불안함도 컸다"고 당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조규성은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무려 1년 3개월 넘게 재활에만 몰두한 끝에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그야말로 '인간 승리'였다. 이후 무려 493일 만에 복귀골을 터뜨리더니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결국 그는 이번 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 9경기 3골, 컵대회 2경기 1골 등 시즌 14경기 4골을 터뜨리며 팀의 주축 공격수 입지를 되찾았다. 월드컵 경험이 있는 데다 현재 대표팀에 없는 유형의 공격수인 조규성은 결국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아 11월 볼리비아·가나전 대표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3월 태국전 이후 1년 8개월 만의 대표팀 복귀다.


다만 그새 대표팀 입지는 많이 달라졌다. 한때 대표팀 부동의 원톱이었다면, 이제는 '도전자' 입장으로 대표팀에 합류한다. 최근 스리백 전술 변화와 맞물려 최전방 원톱 자리는 손흥민과 오현규(KRC헹크)의 몫이 됐다. 손흥민은 소속팀에서도 최전방 공격수로 역할이 바뀌었고, 오현규는 최근 소속팀과 대표팀에서도 가장 컨디션이 좋은 공격수다. 조규성은 이들과는 다른 유형이라 강점이 뚜렷하지만, 그 스타일이 치열한 대표팀 자리를 보장하는 건 아니다.


특히 지난해 많은 비판을 받았던 아시안컵 경기력이 반복된다면, 1년 8개월 만의 대표팀 복귀와 별개로 그의 대표팀 입지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가뜩이나 치열한 공격진 경쟁에서 뒷전으로 밀리는 건 한순간이다. 오랜 재활 끝에 기어코 대표팀에 복귀한 감격은 뒤로하고, 이제는 지난해 아시안컵에서 추락했던 자존심부터 되찾는 게 중요하다. 만약 월드컵 영웅에서 국민 욕받이로 전락했던 조규성이 다시금 '재반등'까지 이뤄낸다면, 조규성뿐만 아니라 대표팀에도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다. 이제는 오롯이 조규성의 몫이다.


대함닌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조규성이 지난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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