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원 메이저리거로 이뤄진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센터 라인이 불발될 가능성이 생겼다. '한국계'이자 슈퍼 유틸리티 토미 에드먼(30·LA 다저스)의 참가 가능성이 불투명한데 이어 김하성(30·FA)의 상황도 알 수 없어졌다.
류지현 감독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NAVER K-BASEBALL SERIES' 대비 훈련에서 "김하성 본인은 WBC에 참가하겠다는 의사에 변함이 없다. 하지만 혹시 모를 소속팀 변화에는 본인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8,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체코 야구 국가대표팀, 15,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 야구 국가대표팀과 총 4번의 평가전을 치른다. 내년 3월 열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대비하기 위함으로 '2025 NAVER K-BASEBALL SERIES'로 명명됐다.
이번 국가대표팀에 대한 기대는 상당하다. 주전 포수 박동원조차 "공을 받기 무섭다"고 할 정도의 강속구 투수들이 마운드에 포진했다. 야수 쪽에서도 새로이 나타난 'KT 트라웃' 안현민(22)이 등장했고, 5명의 3루수 중 누구 하나 주전이 돼도 이상하지 않을 역대급 경쟁이 예고됐다.
초호화 라인업에 화룡점정은 메이저리거로 전원 구성할 수 있는 중견수-유격수-2루수로 이어지는 센터 라인이다. 외야 중앙에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주전 중견수 이정후(27)가 있다. 유격수에는 아시아 최초 내야 골든글러브 수상자이자, 메이저리그 52홈런 84도루의 김하성이 있다.
여기에 올해 처음 빅리그에 입성한 2루수 김혜성(26·LA 다저스)까지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로 금의환향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높다. 이미 2023 WBC에서 함께했던 에드먼까지 다시 소집이 가능하다면 대표팀은 무려 메이저리거를 백업으로 둘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지난 2일 대표팀 소집 후 한 가지 변수가 생겼다. 바로 주전 유격수가 유력한 김하성이 옵트아웃(선수가 기존 계약을 파기하고 FA를 선언할 수 있는 권리)으로 FA가 된 것이다.
202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년 계약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지난해 처음으로 FA가 됐다. 지난해 8월 주루 도중 어깨 부상으로 초대형 계약은 맺지 못했다. 하지만 탬파베이 레이스와 1+1년 최대 총액 3100만 달러의 좋은 조건에 새 소속팀을 찾았다.
어깨 수술 후 복귀한 첫 시즌은 다사다난했다. 당초 목표로 했던 5월보다 두 달 더 늦어진 7월에야 빅리그로 돌아왔다. 돌아와서도 허벅지, 햄스트링 등 세 차례 부상이 그를 찾아왔고 결국 탬파베이에서 방출됐다.
그러나 그를 웨이버 클레임으로 데려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24경기 타율 0.253(87타수 22안타) 3홈런 12타점 OPS 0.684로 어느 정도 건강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올해 메이저리그 FA 시장에 유격수 자원이 거의 나오지 않는 행운이 겹치면서 김하성은 지난 4일 과감하게 옵트아웃을 선언했다. 김하성이 올해 애틀랜타에 머문다면 1600만 달러(약 231억 원)만 받을 수 있었다.

그보다 시장의 평가는 김하성에게 호의적이었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의 짐 보우덴은 김하성이 3년 3900만 달러(약 563억 원)를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같은 매체의 팀 브리튼은 3년 5000만 달러(약 722억 원), 또 다른 매체 팬그래프는 3년 4500만 달러(약 650억 원)를 예상했다.
평균 연봉으로는 1600만 달러보다 낮을지 몰라도 총액 면에서는 김하성에게 확실히 이득이다. 심지어 디 애슬레틱의 데이비드 오브라이언은 김하성이 연 2000만 달러(약 289억 원) 이상의 계약을 따낼 수 있다는 과감한 예언도 했다.
그런 만큼 김하성과 대표팀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최근 메이저리그 팀들이 소속 선수들의 WBC 참가에 호의적이지만, 여전히 꺼리는 시선이 있는 것도 현실이다. 더군다나 김하성은 유격수로서는 치명적인 어깨 부상에서 회복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 김하성 본인도 새 소속팀에서의 역할도 중요한 만큼 WBC 참가를 마냥 상의 없이 나서긴 어렵다.
현재 유격수 자원으로는 박성한(27·SSG 랜더스), 김주원(23·NC 다이노스)이 있다. 그런 가운데 류지현 감독으로서도 김하성의 발탁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류지현 감독은 "김하성이 마침 8일 경기에 온다고 한다. 이미 9월에 미국에 건너가 이야기해봤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시간을 조금 더 기다려줘야 할 것 같다"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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