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연히 잡아야죠. 안 잡을 이유가 없습니다."
LG 트윈스 차명석(56) 단장이 올해 구단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들과 내년에도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차명석 단장은 지난 7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오프시즌 최우선 목표는 내부 FA 두 명과 계약하는 것이다. 외국인 선수 3명은 이미 내년에도 같이 가기로 했다"고 힘줘 말했다.
LG는 지난달 31일 한화 이글스를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꺾고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1990년, 1994년, 2023년에 이은 4번째 통합 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으로 투·타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2년 만에 왕좌를 탈환했다.
김현수(38)와 캡틴 박해민(35)은 명실상부한 우승 주역이었다. 2018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LG로 복귀한 김현수는 팀 문화를 180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스로 꼰대를 자처하면서 신인부터 베테랑까지 훈련과 야구에 매진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조금씩 떨어지던 성적도 올해 반등에 성공하면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정규시즌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8(552타수 144안타) 12홈런 90타점 66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806으로 준수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5경기 타율 0.529(17타수 9안타) 1홈런 8타점, OPS 1.342로 MVP를 차지하며, 그동안 가을야구에 약하다는 불명예를 완벽하게 씻어냈다.
2022년 LG 이적 후 올해 처음 캡틴을 맡은 박해민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하며 선수단을 응집시켰다. 또한 대체 불가의 중견수 수비로 드넓은 잠실야구장을 누비면서 게임 체인저 역할도 톡톡히 했다.

선수들의 지지도 확고하다. 7일 대표팀 훈련을 마치고 만난 LG 손주영은 "(김)현수 형과 (박)해민이 형을 잡아주시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올 시즌 치르면서 왜 팀에 베테랑이 필요한지 많이 느꼈다. 우승에 재도전하기 위해 꼭 필요한 형들"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해민이 형이 뒤에 있으면 투수로서 정말 편하다. 타구가 중앙으로 가면 오히려 잡겠다는 기대가 든다. 해민이 형 덕분에 내 평균자책점도 많이 낮아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문제는 김현수와 박해민이 올 시즌을 마치고 FA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은연중에 내년에도 LG와 동행하고픈 뜻을 드러내면서 팬들을 안심시켰다. 김현수는 지난 6일 열린 LG 우승 축승연에서 한국시리즈 MVP 롤렉스 시계를 구광모 구단주를 통해 받았다.
이때 김현수는 "내년에도 우리 선수들이 잘해서 다른 선수가 롤렉스 시계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해민 역시 "통합우승 기념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선수들에게 영광스러운 순간이다. 내년에도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를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차명석 단장의 답변도 명쾌했다. 적지 않은 나이인 만큼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지만, 김현수, 박해민 모두 잡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다.
차 단장은 "기량이 되니까 당연히 계약한다는 입장이다. 리더십도 있어 내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무엇보다 아직 기량을 갖추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적정한 선에서 합리적으로 계약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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