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야마모토 요시노부(27·LA 다저스)가 사이영상 수상에 실패했다. 심지어 1위표와 2위표를 단 한 장 받지 못했으니 가히 충격이라 할 만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3일(한국 시각)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의 사이영상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내셔널리그에서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폴 스킨스(23)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어 아메리칸리그에서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타릭 스쿠발(29)이 사이영상을 품에 안았다.
스킨스는 1위표 30장을 모두 차지하며 210점으로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그 뒤를 이어 크리스토퍼 산체스(필라델피아 필리스)가 2위표 30장을 독차지하며 120점으로 2위에 자리했다.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3위표 16장, 4위표 11장, 5위표 2장 등을 각각 받으며 72점으로 3위에 랭크됐다.
지난해 신인상을 받으며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올랐던 스킨스는 올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결국 내셔널리그에서 데뷔 2시즌 만에 신인상과 사이영상을 모두 받은 주인공이 됐다. 앞서 1981년에 페르난도 발렌수엘라(다저스)가 그해 신인상과 사이영상을 동시 수상한 바 있다. 이어 드와이트 구든(뉴욕 메츠)은 1984년 신인상을 차지한 뒤 이듬해 사이영상을 받았다.
만장일치로 사이영상을 받은 건 내셔널리그 역대 16번째. 피츠버그 소속으로는 버논 로(1960년), 덕 드라벡(1990년)에 이어 35년 만에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스킨스는 올 시즌 187⅔이닝을 소화하면서 10승 10패의 성적을 거뒀다. 무엇보다 압도적인 평균자책점 1.97을 마크했다. 같은 내셔널리그에서 평균자책점 2위인 헌터 브라운(휴스턴 애스트로스, ERA 2.43)와 차이는 0.46이나 됐다. 탈삼진은 총 216개를 기록했다. 특히 185이닝 이상 투구하며 1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은 건 2018년 제이크 디그롬(뉴욕 메츠, 당시 ERA 1.70) 이후 7년 만이었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스쿠발이 2시즌 연속 사이영상을 챙겼다. 스쿠발은 1위표 26장, 2위표 4장을 각각 받으며 198점을 기록했다. 2위는 132점을 받은 개럿 크로셰(보스턴 레드삭스).
아메리칸리그에서 한 투수가 2시즌 연속 사이영상을 수상한 건 이번이 역대 5번째, 메이저리그 전체로는 23번째다. 또 데니 맥레인(1968~1969년), 기예르모 에르난데스(1984년), 저스틴 벌랜더(2011년), 맥스 슈어저(2013년)에 이어 디트로이트 소속으로는 7번째로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스쿠발은 올 시즌 31경기에 등판해 195⅓이닝 동안 투구하면서 13승 6패 평균자책점 2.21의 성적을 냈다. 탈삼진은 241개였다. 지난 시즌 스쿠발은 18승 4패 평균자책점 2.39, 228탈삼진의 성적을 올린 바 있다.
반면 야마모토는 2위표조차 한 장도 받지 못했다. 야마모토는 올 시즌 12승 8패 평균자책점 2.49로 활약했다. 총 30경기에 등판해 173⅔이닝을 소화하며 201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무엇보다 가을야구에서 최고의 투구를 펼치며 다저스를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았다. 2차례 완투승을 포함해 7경기에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1.45의 성적을 냈다.
특히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따낸 뒤 6차전에서는 6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이어 전날 105구를 던진 상황에서도 7차전에 구원 등판, 2⅔이닝 무실점 쾌투를 해냈다. 결국 3승으로 월드시리즈 MVP가 됐다. 하지만 이번 사이영상 투표는 포스트시즌 결과가 반영되지 않는다. 이보다 앞서 투표가 진행됐기에, 오로지 정규시즌 기록만으로 평가받았다. 결국 야마모토는 1위표는 물론, 2위표 역시 한 장도 받지 못한 채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한편 그동안 아시아 출신 투수가 사이영상을 수상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과거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함께 LA 다저스에서 활약했던 노모 히데오가 1995년부터 1996년까지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4위에 올랐다. 2006년에는 뉴욕 양키스의 왕젠민(대만)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2위, 2013년에는 다르빗슈 유(당시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와 이와쿠마 히사시(당시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가 나란히 아메리칸리그 2위와 3위에 각각 랭크됐다.
한국인으로는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2019년 내셔널리그 2위에 오른 바 있다. 당시 류현진은 1위표 1장을 받으며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의 만장일치 수상을 막았다. 아시아 선수가 사이영상 1위표를 받은 건 류현진이 처음이었다. 2020년에는 류현진이 당시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으로 아메리칸리그 3위, 마에다 겐타(당시 미네소타 트윈스)가 2위에 각각 올랐으며, 다르빗슈(당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내셔널리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르빗슈는 그해 역대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많은 1위표(3장)를 받은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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